brunch

매거진 만약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후 미우 Nov 22. 2018

습관

만약 한 번 습관이 들어버린 일을 고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각오가 필요할까?

어떤 사람의 평소 사는 모습은 그 사람이 평소 지낸 습관이 그대로 드러난 모습이라고 말한다.

그 사람의 게으름도, 나태함도, 부지런함도, 미소도 모두 그 사람이 평소 지닌 습관에서 드러나는 모습이다. 만약 우리가 좋은 습관을 지니고 살아간다면 우리의 삶도 분명히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우리가 나쁜 습관을 지니고 살아간다면 우리의 삶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

며칠 전에 아주 작은 일이지만, 나는 습관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깨닫는 일이 있었다.

목요일과 금요일에 참여한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18에서 나는 대학 오후 수업이 있어 오전에만 전시회를 즐기다 곧장 학교로 돌아가야 했다. 학교로 돌아가는 길은 지하철을 타고 해운대와 반대 방향으로 가야 했는데, 겨우 이틀 동안 이 일을 반복한 이유로 토요일에 무려 2번이나 지하철을 잘못 타고 말았다. 토요일에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해운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야 했다. 그런데 무의식적으로 목요일과 금요일처럼 학교로 향하는 반대편 지하철을 2번이나 타는 실수를 저질렀다. 너무나 당연하게 반대편 지하철을 타는 내 모습에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습관이 이렇게나 한 사람의 행동을 결정할 정도로 무섭다는 걸 새삼 느꼈다. 겨우 지하철을 잘못 탔을 뿐이지만, 평소 내 모습에서 이렇게 잘못 든 습관은 어떤 형태로 나타나고 있을지 살짝 두렵기도 했다. 우리는 큰일이 아닌 것처럼 여겨도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평소 생각하는 방식이 그대로 드러나는 법이다. 너무나 당연하게 반대편 지하철을 타는 것처럼,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벌이는 일 중 잘못된 일은 도대체 몇 가지나 있을까?

사람은 종종 실수하면서 살아가기 마련이지만, 그 실수를 깨닫지 못하고 살아갈 때도 적지 않다. 습관이라는 건 그래서 무섭다. 내가 너무나 태연하게도 반복하는 크고 작은 실수가 언젠가 분명히 나에게 큰 화를 몰고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옛날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 않는가. 지금 잘못된 습관을 고치지 못한다면, 우리는 언제까지고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겨우 지하철을 잘못 탔을 때는 서둘러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서 돌아오면 됐었다. 하지만 우리 삶에서 잘못된 습관으로 잘못된 길을 갔을 때, 우리가 다시 돌아와 출발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각오와 희생이 필요하다. 과연 우리는 그 각오와 희생을 버텨낼 수 있을까?

만약 지금이라도 평소 안 좋은 습관, 잘못된 습관을 눈치챘다면, 두 번 다시 그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자. 그렇게 해야 우리는 조금이라도 일찍 원래 장소로 돌아와서 제대로 된 길로 나아갈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플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