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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Nov 30. 2018

백만 원

만약 지금 당장 누군가가 나에게 "선물이에요."라고 말하며 백만 원을 준다면 어떻게 하고 싶은가?

나는 제일 먼저 '주식을 사서 돈을 불리자!'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잠시나마 생각해보니 이건 좀 아닌 것 같았다. '선물'로 받은 돈을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돈을 불리고자 한다면, 거기에는 '선물'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행복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선물이라는 건 받았을 때 기쁠 뿐만 아니라 곧바로 그 행복을 누릴 수 있어야 비로소 의미가 있다. 그래서 나는 주식을 사는 게 아니라 제일 먼저 일본 기타큐슈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사는 것으로 바꿨다.

기타큐슈 공항에서 고쿠라로 이동해 호텔 체크인을 하고, 아루아루시티의 여러 애니메이션 상품점과 서점을 돌아다니면서 쇼핑을 하고 싶다. 평소 일본으로 덕질 여행을 갈 돈이 없어 하지 못 했던 덕질을 하고 싶다. 그리고 이틀 동안 지내며 고쿠라에서 신세를 졌던 사람들을 만나 차를 마시면서 사는 이야기를 주고 받은 이후 다시 호텔로 돌아와 잠을 청하는 거다.

3일 째 아침이 밝으면, 다시금 아루아루시티에서 놓친 상품이 없나 둘러본 이후 호텔 체크 아웃을 준비한다. 호텔 체크 아웃을 한 이후에는 급행을 타고 후쿠오카 하카타로 이동해 다시 호텔 체크인. 하카타 고속 터미널 건물에 있는 카도카와 서점 외를 돌아다니며 쇼핑을 하면서 하루 동안 휴식을 취한다.

4일째 아침이 밝으면, 다시 텐진으로 이동해 만다라케를 비롯해 애니메이션 관련 상품점을 둘러보며 정말 꼭 사고 싶은 걸 추가로 사는 거다. 읽고 싶은 책, 갖고 싶었던 작은 피규어, 갖고 싶었던 태피스트리, 갖고 싶었던 특별한 굿즈!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가슴이 설렌다.

5일째 아침은 짐을 싸서 호텔 체크 아웃을 하고, 후쿠오카 공항으로 이동해 김해 공항으로 다시 돌아오면 깨끗하게 백만 원을 다 사용하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도쿄 아키하바라를 가고 싶지만, 그곳은 물가가 너무 비싸서 백만 원으로 며칠 묵고 쇼핑만 하면 끝이라 아쉬울 것 같았다. 무엇보다 일본에서 신세를 진 사람들은 후쿠오카 쪽 사람들이라 꼭 후쿠오카를 다시 방문하고 싶었다.

백만 원. 굉장히 큰 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적지도 않은 돈이다. 지금 나에게 백만 원은 굉장히 요원한 돈이기도 하다. 과연 이번 로또 복권은 3등에 당첨되어서 백만 원 가량을 받을 수 있을까? 만약 로또 3등에 당첨되어 백만 원 정도를 받게 된다면, 꼭 지금 글 그대로 실천하고 싶다.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 선물이라며 백만원을 준다면, 당신은 만 원을 어떻게 사용하고 싶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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