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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Dec 04. 2018

범죄

만약 내가 저지르는 범죄에 죄책감이 무뎌지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기어코 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아주 사소한 잘못을 할 때도 심장이 쿵쾅거리면서 '들키면 어쩌지?'라며 불안해한다.

하지만 보통 한두 번은 운 좋게 들키지 않고 넘어갈 수 있다. 보통 사소한 일은 그런 법이다.

문제는 여기서 죄책감에 그만두는 사람과 희열 속에서 반복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다.

죄책감에 그만두는 사람은 현명하지만, 희열에 빠져 반복하는 사람은 어리석다.

가만히 생각하면 우리도 어느 정도 그런 일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주 사소한 범죄이자 잘못. 예를 들면, 무단 횡단이나 쓰레기 무단 투기 같은 일은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특히,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도 끝까지 내 권리라고 주장하며 횡단보도 같은 곳에서 길거리 흡연을 하는 사람, 음주와 취사가 금지된 산과 계곡에서 끝까지 음주와 취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이미 습관으로 자리 잡을 정도로 법을 어기는 범법 행위를 반복하며 희열에 빠져 죄책감이 사라진 사람들이다.

최근 큰 논란이 되어 윤창호 법 발의까지 간 음주운전도 그렇다. 처음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을 때는 '집이 코앞이니까.'라는 마음이었거나 혹은 옅은 죄책감 속에서 '나만 그런가? 다른 사람도 다 그래.'라는 마음으로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런 날이 하루 이틀 쌓여가면서 사람은 어느 사이에 '다 이렇게 산다'는 마음으로 그 잘못을 반복해버리게 된다. 이 글을 쓰는 나와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음주운전 같은 범법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너무나 익숙하게 '그렇게 살아왔으니까.'라는 이유 하나로 사소한 잘못을 반복하고 있기 마련이다. 나만 하더라도 제3자 입장에서 보면 '그건 잘못된 거야.'라고 지적할 수 있는 행동이 몇 가지나 있고, 나 스스로도 잘못이라고 생각해도 '다들 이렇게 살고 있으니까.'라는 마음으로 솔직히 잘 고치지 못하고 있다. 이게 사소한 잘못이기는 해도 큰 범죄는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범죄자가 되는 건 어느 적정한 선을 넘었을 때다. 나는 이렇게 사소한 일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일이 큰일에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않게 될까 두렵다. 다행히 지금도 나는 누군가에게 거짓말을 하면 심장이 쿵쾅거릴 정도로 온종일 긴장하기 때문에 심각한 범죄 행위로 이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습관처럼 하는 흡연, 음주 같은 일은 아예 관심도 없어서 나와 상관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 없는 게 사람의 일이다. 언제나처럼 순간의 유혹으로 나도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다. 그러니 조심하자. 무엇이든 적정한 선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을 내가 좌우명 중 하나로 삼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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