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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Dec 10. 2018

블랙홀

만약 플라스틱을 버릴 수 있는 작은 블랙홀이 있다면 지금보다 지구는 깨끗해질 수 있을까?

며칠 동안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재질 제품을 삼켜 죽어가는 해양 생물과 새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상과 유튜브 영상을 보았다. 그 영상을 보면서 우리 일상에서 너무 편하게 사용하지만, 한번 사용하면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어떻게 지구상에서 돌아다니는지 충격을 받았다. 영상을 볼 때는 플라스틱은 정말 없어져야 하는 재질임에 공감하지만, 막상 고개를 돌려 일상으로 돌아오면 어디든 플라스틱을 쓰고 있어 '아직은 어쩔 수 없어.'라며 체념해버리고 만다. 플라스틱은 분명히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위해 없어져야 하지만, 말 그대로 아직은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재질이 없는 거다.

플라스틱을 대체한다고 하면, 우리는 과거 산업혁명 이전 시대에 사용한 도자기 재질의 제품과 유리 재질의 제품으로 주변을 채울 수밖에 없다. 하나하나 장인의 기술이 들어간 수제로 제작되는 그 제품들은 플라스틱을 대체하기에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 어쩌면 그래서 기술이 존중받는 시대가 다시 찾아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계적으로 찍어대는 플라스틱이 아닌, 사람이 손으로 만들며 하나하나 고유의 빛깔을 지니게 되는 도자기와 유리. 앞으로 인류는 다시금 도자기와 인류에 의존하게 될까?

만약 플라스틱을 지구에 오염이 가지 않는 방식으로 버릴 수 있는, 예를 들어서 작은 블랙홀이라도 인위적으로 개발할 수 있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마치 공상 과학 소설 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그 방법 외에 오늘날 인류가 처한 플라스틱의 위협을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고 생각한다. 플라스틱 생산 전면 중단은 지금 플라스틱으로 많은 이익을 보는 사람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이고, 그들은 노발대발하며 들고 일어날 테니까. 결국 우리는 이익을 위해서 미래를 서서히 갉아먹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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