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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Jan 29. 2019

욕심

만약 내 욕심이 자꾸 엉뚱한 짓을 부추긴다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만 하는 걸까?


… 글쎄, 솔직히 잘 모르겠다.


최근 유행하는, 아니, 한때 유행했던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은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 또한 미니멀리즘을 통해 내 주변의 물품을 간소화하고, 최대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사소한 욕심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었다. 하지만 사람이 살다 보니 그 일이 참 쉽지 않았다.

항상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무언가를 보면서 나도 가지고 싶다고 생각하고,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서 볼 수 있는 여행지와 맛있는 음식은 늘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돈이 생기면 가계부를 보면서 필요 없는 소비를 어떻게 줄일까 고민하기보다 뭘 사고 뭘 먹을지 먼저 생각한다. 늘 반성하면서도 잘 안 되었다.

오늘 이 글을 쓰는 시간에도 내가 가진 걸 활용해서 있는 그대로 사는 게 아니라, '역시 원활한 유튜브 작업을 위해서는 컴퓨터를 바꿔야 할까? 아니면, 차라리 마이크를 하나 새로 사서 녹음을 하는 게 나은 걸까?'라며 무엇을 어떻게 소비할지 고민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소유욕이라는 게 이렇게 버리기가 어렵다.

욕심은 나쁜 게 아니다. 지나친 욕심이 늘 화를 부르는 법이다. 미니멀리즘은 욕심을 모조리 버리는 게 아니라 그 욕심을 나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욕심만 채우는 거다. 마치 드라마 <상도>에서 볼 수 있었던 임상옥이 술잔을 보며 내 욕심이 술잔을 넘치지 않도록 경계하는 모습이라고 해야 할까?

오늘날 우리가 사는 사회는 어디를 가더라도 욕심을 자극한다. 거리에 수놓아진 많은 핸드폰 가게는 최신형 스마트폰을 가지고 싶어지도록 하고, 인스타그램을 장식하는 다양한 사진은 누구보다 더 멋을 부리고 싶게 하고, 유튜브에서는 늘 새로운 기기를 손에 넣고 싶게 하거나 새로운 음식을 맛보고 싶게 한다.


그래서 나는 잘 모르겠다. 이 글을 시작한 '만약 내 욕심이 자꾸 엉뚱한 짓을 부추긴다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만 하는 걸까?'라는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할 수가 없다. 29년 동안 살아오면서 바보 같은 욕심 때문에 크게 후회한 적도 있었고, 욕심을 부리지 않아서 후회한 적도 있다. 욕심을 부려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건지 확고히 정하기 위해서는 '여기에 욕심을 부리는 나의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해보는 일이지 않을까?


질문을 통해 과연 내가 품은 그 욕심에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계속 따져서 물어보는 거다. 한 10번 정도 물어본 이후에도 '그렇다.'라는 대답을 확고히 할 수 있다면, 욕심을 따라 과감히 선택하기. 그게 바로 진짜 현명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며 욕심과 조절하는 방법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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