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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Aug 16. 2015

검은 비가 내리는 날

나를 만나는 검은 날

검은 비가 내리는 날에는

좀 더 깊숙이  마음속으로 들어가

구석에 숨어버린 나를 만날 수 있다.


모든 게 삭막한 그곳에서 만나는 나는

여전히 죽어버린 눈으로 검붉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

혼자서 검은 비를 맞고 있는 내가 측은해 손을 뻗으려고 하지만


손을 뻗더라도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나는 그저 허무와 같은 그 공간에서 조심스레 입술을 깨문다.

울지 않으려고 입술을 깨물어 피가 나지만, 눈에서는 결국 눈물이 흐른다.


저곳의 있는 죽어버린 나는

과거의 나이기도 하고

오늘의  나이기도하다.


나는 살아있으면서도 죽어버린 존재다.

오늘 살아가는 이유가 점점 옅어져 괴로워하고 있기에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 치면서 살려고 하고 있기에...


검은 비가 내리는 날에는

더욱 쉽게 내 마음이 죽어버린 나에 침식되어간다.

무심코 눈을 뜨면, 보이는 그 검은 풍경에 나는 오늘도 잠겨간다.


언젠가 그런 나를 껴안아줄 수 있는,

언젠가 그런 나에게 손을 내밀어줄 수 있는,

언젠가 그런 나와 지금의 나가 마주설 수 있는,


그런 날이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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