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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Aug 19. 2015

나는 마왕을 꿈으로 품었다

하늘을 동경하다

하늘을 동경한 적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손을 뻗어도 닿지 못하는 저 파란 하늘에 손을 뻗어보는 것만으로 인간은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사는 모든 인간은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알고 있지만, 그것은  터무니없는 착각이다. 세상의 중심은 바로 저 파란 하늘이다.


인간이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파란 하늘을 추구한 결과 문명을 발전시켰고, 나아가 우주를 꿈꾸게 만들었다. 참으로 하찮은 이야기이지만, 인간이 파란 하늘을 동경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모습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나도 가끔 파란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저 하늘을 마음대로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즐거울지 상상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하늘을 나는 비행을 꿈꾸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은 하늘의 풍경을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드는 것이다. 그저 꿈을 품게 만드는 파란 하늘이 아니라 절망을 보여주는 검은 하늘을 만들고 싶고, 분노를 말하는 붉은 하늘을 만들고 싶다. 그렇다. 나는 하늘을 동경하는 척하면서 사실은 마왕을 동경하고 있다.


인간이 말하는 신은 언제나 선에 가까운 존재이며, 한 없이 밝은 존재다. 그러나 그런 건 모순이다. 인간은 선과 악 둘 중 어느 것에 가깝냐고 묻는다면, 필연 악에 가까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저 자신의 악을 선으로 포장한 채, 웃음을 짓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신은 언제나 옳고, 바르며, 신을 믿는 자신은 올바른 신도자라고 생각한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마왕이 되어 그런 어리석은 인간을 벌하고,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세상에는 이렇게 악으로 가득 차 있는데, 마왕을 동경하지 않는다는 건 너무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16살의 기억… 그때 비로소 나는 진짜 마왕이 되고 싶다는 꿈을 품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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