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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Jun 26. 2015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서양 좌파가 말하는 한국 정치

얼마 전부터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이 책은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으로 일했던 다니엘 튜더 씨의 책이다.

책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우리 한국 시민에게 익숙한 절망과 불편한 희망을 말한다.


나는 책 페이지 한 장, 한 장을 넘기기가 너무 어려웠다.

책이 어려운 까닭은 아니었다. 책은 정말 간단 명료하고 쉽게 우리 정치를 잘 설명한다.

그런데도 책을 읽기 어려웠던 이유는 오직 하나, 책을 읽는 내내 우리 현실이 너무 불편했기 때문에.


2012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많은 사람이 새누리당이 참패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필자는 새누리당이 의석은 몇 개 잃을지 몰라도 국회 과반수 의석을 유지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선거 당일 투표장을 둘러보려고 노원구에 갔다. 투표하러 나온 노인은 많았던 반면 젊은이는 별로 없었다. 전철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던킨도너츠에 드럴 홍차와 초콜릿 머핀을 먹었다. 주변 손님은 거의 20대 젊은이였다. 이것이 현실이다. 젊은이들은 민주주의보다 도너츠를 더 좋아한다. 이와 같은 세대 간 분열로 득을 보는 것은 새누리당이다. (p39)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에서 읽을 수 있었던 작은 한 부분이다.

단지 이 글 한 개만 읽더라도 가슴의 답답함이 책을 잠시 뒤로 하고, 하늘을 쳐다보게 한다.

그리고 같은 20대 중 한 명으로 도대체 우리 사회는 과연 바뀔 희망이 있는지 스스로 묻게 된다.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아직 한참 동안 더 절망 속에 있어야 할 것 같다.

다니엘 튜더 씨가 책의 제목도 정말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그 말만큼 우리나라의 현실을 제대로 꼬집는 말이 또 있을까? 우리는 희망을 말하기엔 너무….


아직 책을 다 읽지 않았지만, 밀려오는 답답함이 가슴을 치게 한다.

아무리 내가 투표를 하고, 투표를 주변에 장려하고, 사회 정치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해도

우리나라는 아직 민주주의를 똑바로 세우기에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 세상은, 요원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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