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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Jun 27. 2015

익숙한 인사 불편한 대접

왜 갑과 을은 구태여 반복되나

제 어머니는 작은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종종 급하거나 힘이 부칠 때 어머니 일을 도와드릴 때가 있습니다.

어머니 일을 도와드릴 때 종종 그 등이 너무 힘겨워 보일 때가 있습니다.


연신 허리를 굽히면서 물건을 주문하는 인사를 하실 때

일을 주는 사람이 휙 물건을 던지면서 '다시 해 오세요' 라며 내팽개칠 때

'우리한테 봉사도 좀 하시지요. 물건이 적습니까?' 라며 노골적으로 쌈짓돈을 바랄 때


마음 같아서는 '이제 좀 다른 편한 일 좀 해라.' 하고 싶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그저 멀리서 도와드리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갑과 을의 관계 속에서 언제나 을로 사시는 어머니는 그렇게 오늘도 늘 허리를 굽히고 있습니다.


솔직히 제가 크게 성공하지 않는 이상 무엇을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가슴의 답답함에 저는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우선 제 인생은 제가 책임질 수 있게 되려고 합니다.

비록 제가 가는 길이 조금 다른 길이라 성공이라는 단어와 너무 멀리 떨어져 더 짐이 될지도 모르겠지만요.


어쩌면 이게 우리가 사는 사회의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갑은 언제나 갑으로 남고, 을은 언제나 을로 남는 게 아니라

사람이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보다 우위에 있으면 갑질을 하는 것.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갑과 을의 갈등은 구태여 반복되는 게 아닐까요?

오늘도 많은 사람이 연신 허리를 굽히면서 힘든 소리 하나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건 비정상입니다. 똑바로 된 나리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비정상을 정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이 자리에 멈춰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을로 갑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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