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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Jun 30. 2015

바람처럼 구름처럼 자유롭게

오늘도 나는 자유를 꿈꾼다

어릴 적에 나는 인터넷에서 소규모 카페를 운영했던 적이 있다.

그 당시 좋아하던 애니메이션  커뮤니티 형식이었던 카페는 컴퓨터 학원에서 배웠던 포토샵을 이용해 작은 이미지를 공유하고, 애니메이션 뮤비를 공유하고, 당시에 했던 게임에 관해 주절이던 카페였다.


그 소규모 인터넷 카페는 '떠도는 휴식처'라는 이름이었다.

어렸을 적에 아무 생각 없이 지었던 이름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한 가지 이유가 떠오른다.

현실에서 쉴 수 있는 장소가 어디에도 없었에 나는 인터넷에서 휴식처를 갖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내가 블로그에 '소박한 이야기'라는 이름을 붙여 운영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니까.

남들처럼 인간 관계에 얽히고, 감정에 얽히고, 의무와 자유가 얽히는 복잡한 게 아니라 소박한 것.

그런 소박한 이야기를 조금씩 글로 옮겨가면서 기록하는 일이 20대로 삶을 사는 오늘 내가 사는 이유이다.


오늘 내가 산다는 일은 그렇게 내 삶을 조금씩 기록하는 과정이다.

하루 동안 보고, 듣고, 배우고, 느낀 것을 글로 적고, 사진으로 담아 블로그에 올리는 일.

아무런 의미가 없던 일은 잠시 생각을 하다 블로그에 글로 적으면서 비로소 의미가 있는 일이 된다.


매일 찍는 한 장의 사진, 날림체로 적는 작은 글, '바보!' 하고 자책하는 작은 생각…

10대 시절에는 그저 힘들기만 한 그 순간을 벗어나고자 하는 욕심을 품었던 자유가 있었다.

20대 시절인 지금에는 그냥 힘든 것을 넘어서 좀 더 자유로운 삶을 구가하고 싶은 자유를 품고 있는 걸까?


예나 지금이나 나는 어떤 행동을 하는 데에 있어 자유롭지 못하다. 현실에서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에서 나는 현실과 비교하면 좀 더 자유롭게 내 이야기를 말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세계 각지의 모습도 둘러볼 수 있고,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도 읽어볼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어렸을 적에는 흰 도화지에 그리고 싶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냥 흰 도화지 그 자체가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공백으로 채워진,  아무것도 있지 않은….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손을 대지 않은 그 순백 자체가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어른은 그것을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주변의 비웃음 소리도 늘 듣고 있었기에 나는 시키는 대로 했다.


자유롭지 못한 작품을 그리며, 자유를 꿈꿨다.

그리고 그 자유를 꿈꿨던 나는 이번에 흰 바탕에 글을 쓰며 내 이야기로 자유를 표현하고 있다.

걸어서 세계를 돌아다니지 못하지만, 인터넷이라는 기술의 혁신을 통해 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 공간에서 자유를 꿈꾸고 있다.

자유를 이야기하고 있다.

자유를 열망하고 있다.


자유.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하고, 내가 다니고 싶은 곳을 다닐 수 있는 자유.

바람처럼, 구름처럼, 자유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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