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르륵, 똑똑, 팅팅
거리를 나서니 곧 비가 올 듯한 하늘이 되어가고 있었다.
유독 오늘 따라 수술한 발목과 무릎이 쑤시더니 역시 비가 한바탕 쏟아졌다.
이전에는 비가 오는 날에 그저 '비가 오네' 하면서 묵묵히 빗방울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제 그 빗소리가 달라졌다.
베란다 방충망에 부딪히고, 발코니에 부딪히고, 땅에 떨어지고, 산의 나무에 떨어지는 그 빗방울 소리는
내 마음 속에서 잔잔한 물결을 울리면서 천천히 퍼져나간다.
나이가 들면 마음이 더 여리게 된다고 하더니
정말 나는 더 여리게 된 것 같다.
풉, 겨우 25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