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준비를 하고 있다.
본격적으로다.
사실 전시할 도자기를 만든 건 이미 가을에 끝이 났고,
도자기에 담을 분재도 했기에 완성이라 하면 완성일 수도 있다.
그런데 왜 아직 준비 중이라고 말하는 걸까?
그 작업들은 기초를 잡은 것 그 뿐이다.
전시를 하기 위해서는 관람객에게 나의 작품이 의도대로
어떻게 잘 보이게 하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1차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했고,
2차적으로 나의 것을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일주일 전에 두통이 있었다.
그 뒤로 잠이 들면 정확히 4시간 뒤에 깨서 잠 못 이뤘다.
자고 싶어도 잠이 들지 않았다.
뇌가 멈추질 않는 느낌이었다.
전시 날이 다가와서 그런가?
전시를 어떻게 구상할지에 대해서 계속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새벽시간이라 그런지
낮에 생각할 수 없었던 것들이
물밀듯 쏟아져 나왔다.
그렇게 일주일을 꼬박 새벽에 깨서 구상한 나의 전시 기획은
‘취미생 도예 전시일 뿐인데 이렇게까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작은 일도 나의 일이다.
공자의 손자인 자사가 저술한 책 중 중용 제23장이 떠오른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하게 하고,
남을 감동하게 하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
이번 전시가 앞으로의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고 나서야
편하게 잠잘 수 있었다.
그게 오늘이다.
아주 상쾌하다.
마스다 무네아키의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책에 언급된
구절도 떠오른다.
“활약하는 경영자에게서 어떤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들은 대부분 타인이 어떻게 생각할 자기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거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일을 실천하고 있었다.
주위 눈치를 보지 않고
오로지 자신이 감동할 거리를 찾는다.
그래서 찾으면
주위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주위 평가에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이거다 싶은 일에 집중한다.
내가 가슴이 뜨거워지고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내가 감동할 수 있는 전시를 준비하는 것.
그것이 지금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다.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을
그대로 실천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설레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