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겨울의 끝자락이다.
그런데 계속 춥다.
언제쯤 따뜻해질까..?
오늘따라 유독 거실 창가에 들어오는 햇살이 따뜻하다 느껴졌다. 밖은 여전히 춥지만 햇살만큼은 포근하군.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창밖을 보다 창가에 자리하고 있는 화분들이 보였다. 잘 죽지 않는다는 고무나무조차 떠나보낸 나로서 6종류의 식물을 키우고 있다는 것은 아주 놀라운 일이다.
현재 우리 집 거실에는 지난 내 생일에 선물 받은 화분과 도자기 전시를 위해 분재한 화분이 있다. 나 같은 똥 손도 정성을 다하면 식물을 잘 키울 수 있는 거구나. 뿌듯한 감정이 앞섰다. 흐뭇했다. 더불어 햇살을 통과한 잎사귀의 그림자는 평온한 무드를 더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혐오스러운 감정과 함께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소름이 쫙- 돋았다.
저... 건.. 뭐지?
나는 환 공포증을 가지고 있다. 특정한 크기의 반복되는 동그란 형태들을 보면 소름이 돋는다. 이른바 닭살이 돋는다고 할까..
몬스테라 아단소니의 줄기에 무언가가 붙어있었다. 이 추운 겨울에 벌레들이 붙어 있을 리는 없었다. 아무래도 새싹이 돋으려는 것 같았다.
줄기에서 새싹이 돋으려고 저런 검은 점들이 붙어 있던 거였어? 잎이 되면 아름다운 모습이 되지만 처음에는 이런 모양이구나..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고통이 수반되지 않을 수 없는 거군. 식물들도 새싹을 틔우기 위해 온몸에 에너지를 모으는데, 나의 이 고통쯤이야..
우아한 날갯짓을 하는 나비도 나비가 되기 위해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어 내지 않는가를 생각하니 숙연해졌다.
며칠 전, 나 스스로 열심히 달려온 건 알지만 해 온 것이 고작 이것뿐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울적했었다. 그런데 오늘 조금은 알 것 같다.
멈춘 듯 보이지만 변화의 시기를 가지고 있는 번데기 상태가 아니었을까.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완전히 다른 몸을 만드는 중이지 않았을까.
몬스테라 아단소니의 새싹을 보며 나를 이렇게 위로해 본다. 고통이 있다는 것은 성장이 기다리고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