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나의 달리기 이야기

by 미음스토리

30대의 끝자락에서 20대~30대 초의 나를 돌이켜 본다. 한마디로 허약 체질. 그때의 나는 결코 건강하지 않았다. 감기가 걸리지 않은 날이 손에 꼽을 정도였고, 매일이 피로했다.


결혼 후 아이를 낳게 되었을 때 자연분만을 선택했었는데, 그때 간호사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산모님 힘이 너무 약해서 힘을 못 주시네요!!”


바닥끝까지 떨어진 체력이 20대 후반부터는 견디지를 못했다. 운동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 찾아왔다. 거친 운동은 할 자신이 없어 울며 겨자먹기의 심정으로 요가를 시작했다. 다행히 요가와 잘 맞았고, 그 뒤로 꾸준히 하게 되었다. (10년이 넘은 지금도 매일 요가를 한다.) 그 뒤로 체력이 생겼다는 생각에 자신 있어 했지만, 출산 때에 간호사에게 호되게 꾸지람을 듣게 된다. ‘여전히 약한 몸이구나.’를 절실히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


그 후 육아를 하면서 체력이 좋지 않음을 또 한 번 실감하고 근력운동을 추가하게 된다. 헬스장에 가서 무거운 것을 들지는 못할 것 같아 집에서 스쿼트 100-300개와 플랭크 자세를 매일 하려고 노력했다. 유튜브 관련 영상을 틀어놓고 운동을 하면 혼자 숫자를 세며 할 때보다 훨씬 효율이 좋았다.


하지만 이 노력들은 지속적이지 못했다. 하다 말다를 반복하다 결국 요가만 하고 있었다. 요가는 나에게 아주 잘 맞는 운동이었다. 그렇지만 내 몸이 필요한 운동량으로 보면 한참 모자랐다. 다른 운동이 병행되어야 했다.


내가 선택한 그다음 스텝은 무엇이었을까?


오늘 오전에 ‘대구 마라톤 10.9km’를 완주하고 왔다. 벌써 4번째 출전의 마라톤이었다. 엥~ 갑자기 마라톤? 러닝이 붐이기는 했지만 나는 어떻게 달리기를 시작하게 되었을까?


작년 3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읽고 감명을 받았다. 그렇다고 바로 달리기를 시작한 건 아니었다. 재작년 여름, 무리하게 달리기를 시도하다 무릎에 무리가 가서 제대로 걷지도 못한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달리기는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평소 걷기를 좋아하던 나는 생각이 많아질 때 걷기를 선택하곤 했다. 작년 5월의 어느 날, 새벽에 동네 공원을 걷다 일출을 보는데 너무 좋았다. 그 뒤로 일출을 보며 하루를 시작하고 싶어 매일같이 나가 걷다가, 공원 트랙에서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뛸 수 있을까? 무리하지 않고 1바퀴는 괜찮지 않을까?’의 생각으로부터 나의 달리기는 시작되었다.


시기적절하게 작년 6월 독서모임에서 선정된 책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 책이었고, 션이 주최하는 815런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면서 며칠을 고민하다 도전하게 되었다. 8월 15일 광복절을 기념해 8.15km를 달리는 마라톤이었는데, 이 작은 용기가 본격적으로 달리는 사람이 되는 시작점이 되었다.


그 뒤로 작년 9월 경북하프마라톤 10km에 출전했고, 2026년 2월인 오늘 대구마라톤 10.9km에 출전했다. 그 사이 여행지에서도 러닝화를 챙겨가서 뛰었다.(경주 보문호, 제주도 해변가) 20대 시절 친구따라 처음 마라톤 10km에 나갔던 경험도 도움이 되었다.


현재 나의 아침 루틴은

am4:30 기상, 모닝 일기

am5:00-7:00 달리기, 요가, 스쿼트100개 이다.


달리다 보면 기록에 욕심이 생기기도 한데, 선수가 될 건 아니고 건강하기 위해 달리는 것이 목표이기에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달리기로 한다. 그래야 오래 달리니까. 달리는 게 너무 좋으니까. 뭐가 좋냐고?


일단 먹어도 먹어도 살이 안 찐다. 출산 전 몸매가 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더 좋아지고 있다. (특히 뱃살이 없어짐^^) 게다라 체력이 좋아지고 다리가 튼튼해지는 것이 느껴지니 너무 좋다. 감기를 달고 살았던 내가 이제는 아픈적이 언제였는지 희미하다.


무언가를 하려면 체력이 먼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슬아 작가도 운동선수처럼 운동을 한다고 들었다. 그 이유는 자신이 좋아하는 글을 계속 잘 쓰고 싶어서. 그뿐만 아니라 박진영, 유재석 등등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 중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이 세상 한 번 살아가는데 좀 잘~ 살아보고 싶다면 운동부터 해서 체력을 기르자. 그리고 운동을 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자. 전지현이 말했다. 운동은 헬스장 3개월 끊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 함께 하는 거라고. 그걸 받아들여야 한다고.


나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좋아하는 일을 위해서라도, 체력을 기르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