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망 vs 현실
요즘의 신혼부부에게 집을 고르라고 하면 무엇을 가장 먼저 떠올릴까. 아마도 이런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먼저 자신의 상황에 따라 어느 동네의 아파트에서 살지를 생각한다. 다음은 ‘매매인가? 전세인가? 혹은 월세인가?’ 정도가 될 것이고, 사정에 따라 오피스텔이 될 수도 있고 빌라가 될 수도 있겠다. 집을 고르는 동안 많은 항목들을 따져가겠지만, 주택은 순위에 한참이나 밀려 있을 것이다.
나의 경험에 빗대어 그 이유를 예측해 봤다.
1. 자산 가치 불안 (투자 관점에서 좋지 않음)
아파트는 비교적 가격 흐름이 예측가능한데, 주택은 위치와 관리 상태에 따라 편차가 크다. 집을 사고팔 때도 아파트보다 어려운 편이며, 대출규정이 아파트에 비해 까다롭다.
2. 관리 문제 & 보안 문제
아파트는 관리비를 내니 알아서 관리해 주지만, 주택은 스스로 해야 하니 바쁜 젊은 세대에게는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 된다. 땅을 사서 새로 짓지 않는 한 노후된 주택이 많으니 보수비가 많이 든다. 또한 보안 측면에서도 불안감이 높다.
3. 입지 문제
주택은 외곽지에 많은 편이기 때문에 출퇴근, 병원, 학군, 상권 접근성이 떨어진다. 아파트의 공동생활이 아닌 주택의 개인생활은 고립감이 가중될 수 있다.
나 또한 이런 이유들로 집을 신중히 골랐던 적이 있다. 그리고 지금은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 살고 있다.
지금부터는 내가 왜 주택을 선택했고, 살아보니 어떠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2017년,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이 동네, 저 동네를 뒤적거리며 아파트를 고르며 다녔던 그때. 우리는 수많은 아파트를 보고 온 뒤 지금의 주택으로 돌아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많은 고민 끝에, 억 단위의 대출을 감당하기 위해 애써 노력하는 삶이 아닌 조금은 덜 애쓰고 살아도 되는 주택을 선택했다. 이 집은 남편의 유년시절 추억이 깃들려 있는 곳이다. 30년이 넘은 주택.
어떻게 생각해 보면, 2-30년 동안 일 한 돈을 집값으로 바쳐야 하는 현실 앞에서 큰 부담없이 지낼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설렘은 오래가지 못했다. 주택에 산지 2-3년 뒤부터 조금씩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다.
1. 노후된 주택 : 주택을 보수하는데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방수 페인트로 바닥 관리, 썩어가는 나무 소재들 교체 등등
2. 마당 : 마당의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잔디와 10그루가 넘는 나무들이 있다. 잔디에는 수많은 잡초들이 자랐고, 나무는 가지치기를 해줘야 했다.
3. 작은 집 : 집 내부의 평수는 20평 정도가 된다. 수납의 문제, 환기의 어려움으로 화장실 곰팡이 문제 등등 많은 문제들이 생겨났다.
이 문제들은 아이가 태어나고 더 크게 다가왔다.
마당에는 나갈 일이 없고,
집 안에서 온종일 아이를 보는 입장에서
마당관리는 언제 할 수 있겠는가?
스트레스 지수가 나날이 높아져갔다.
좋았던 점은 단 하나뿐이었다. 집 주변에는 대부분 할머니분들이 사셔서 아이가 시끄럽게 울어도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
그러던 어느 여름날이었다.
육아로 집 안에만 있다가 마당으로 나갈 일이 생겼다. 마당은..
장마가 지난 후라서 였을까?
잔디와 함께 잡초들은 하늘까지 오를 기세였다.
그리고 동네 할머니들께서 입을 떼신다.
“여기 사람이 살았어요? 아무도 안 사는 줄 알았네.”
다음 편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