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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 Won Feb 04. 2021

온라인 장례를 마치고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코로나 19로 돌아가신 시아버지의 장례를 비대면인 온라인 줌(Zoom)을 통해 마쳤다.  

각자의 집에서 검정 옷을 입고 목사님도 영상으로 모셨다. 

온라인 장례가 대부분인 요즘.

세상길을 등지는 이에겐 따스한 손길조차 줄 수 없고

가족끼리도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을 나눌 수 없는 현실이다.

혼자 생을 마감했을 때 얼마나 두려웠을까

우린 불효자가 되었다


온라인 장례, 비대면 장례, 영상 장례

아무리 이름을 바꿔도 모진 단어다

이봄이 오면 나아질까 

남편을 잃은 90인 시어머니

남편이 확진자이기에 외부 출입도 못한 것도 있지만

노인 아파트라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지 일 년이 넘었다

아침저녁으로 응급차가 오는 것을 방 안에서 들어야 하는 노인들은

다음은 누구 차례 인가 두려웠던 처음과는 달리

운명에 맡기고 있다는 어머니


남편의 장례를 이렇게 보냈다고 말씀드려야 하는데

홀로 남은

그 작은 방에서 어머니는 어떤 생각을 하실까

온라인 장례가 치러진 것도 모르시는 어머니에게

오늘 전화드려야 하는데

뭐라 말씀을 드려야 할지

그래도 버텨야 합니다 라고 해야 하나

어머니가 신나서 말씀하실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하나

아무리 궁리를 해도 없다

오랜만에 내린 눈은 검정 옷이 더 눈이 띄게 모두가 순백이다

어머니가 잠깐의 치매가 되어 순백의 거리처럼

기억이 안 나시면 좋겠다는...... 

미련한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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