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망(未亡),
미망(迷妄).

고결한 아름다움, 어미의 사랑(구절초)

by Mi Won

남편 잃고 홀로 남은 여성을 "미망인(未亡)"이라 한다. 아직 따라 죽지 못한 아내라는 무서운 뜻이 담겨있다. 미망인 단어에 여자라는 말이 없는데도, 아내를 여읜 남편에겐 사용하지 않고, 여자에게만 사용하니 성차별이 아니겠는가. 국립국어원은 이 단어의 뜻풀이를"남편을 여인 여자"로 수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TV에선 미망인 아무개라고 소개하는 장면이 많다. 한자를 사용하면 격식 있다고 생각하는지, 남편이 죽었는데 아직도 멀쩡히 살고 있는 이 여자를 소개합니다.라는 말과 다르지 않은가. 이 얼마나 실례되는 말인가. 아이러니하게도 그 중심에 여성들의 편견이 더 심하다는 것은 생각해 볼 일이다.


타인의 아픔을 위로하는 척, 남의 상처를 꺼내는 사람들, 정말 꼴불견이고 밉상이다. 얼마 전 동호회 모임에서 아는 사람을 만났다. 그녀는 동호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어제 같은 교회 다니는 젊은이가 죽어 그의 장례식 갔는데, 누군가 생각나서 많이 울었어”라고 말하면서 나를 쳐다보는 것이 아닌가. 나를 향한 애매한 눈길과 말투로 주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말을 계속 이어 나갔다. 예의도 배려도 없다. 더 듣고 있는 게 불편해 밖으로 나가는 내 등으로 그녀가 “미안해요”... 굳이 그렇게 말해야 했을까?


이른 나이에 혼자된 나의 일거수일투족엔 수만 가지의 흉과, 질투를 받았다. 사람들은 혀를 끌끌 차며 동정하고 싶어 안달 났다. 그러나, 내가 씩씩하게 사는 모습으로 동정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 꼬왔던 모양이다. 난 동정받을 이유가 전혀 없는, 혼자된 여자일 뿐이다. 나의 힘듦을 내색한다고 일이 해결되지 않으며, 내가 겪는 고통과 기쁨은 모두 내 몫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소문들, 그것의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전달하는 철없는 절친. 대꾸할 가치 없기에 변명하지 않았고, 변명할 이유가 없으니 해명하려 하지 않았다. 이렇게 2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가십이 나올 때마다 싸워야 재미났을 터인데 대꾸하지 않아 지쳤는지, 이제야 나는 누구를 만나든, 무엇을 하든 경계 밖의 인물이 되어 살 맛이 난다. 그래서 60대가 되었을 때 기분이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혼자 산다. 이혼을 했든 사별을 했든 누구나 언젠가는 혼자가 된다. 이유를 막론하고 그 사람의 사생활이기 때문에 존중해 줘야 하지 않을까. 혼자된 남자보다, 혼자된 여자에게 사람들은 너무 가혹한 혀와 눈빛을 보낸다. 혼자가 되었다고, 아픈 배우자가 있다고 해서 너무 지나친 간섭이나 동정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삶의 모습이 다를 뿐 또 언젠가는 누구나 겪는 일이다. 씩씩하게 사는 게 뭐가 그리도 흉이고, 밝게 사는 게 뭐가 그리 흉인가. 미망이라 부르는 무지한 사람들이나, 동정이라며 사람들 앞에서 쯧쯧 거리는 사람들 때문에 참으로 민망한 적이 많다. 상대를 바라보는 굴절된 시선을 갖고 있는 미망(迷妄)인(사리에 어두워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런 사람은 민망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 같아 안타깝다. 미망인(迷妄) 여러분 민망하셔야 됩니다. 우리 이러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