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비보

아픔

by 하룰

갑작스러운 소식에 어안이 벙벙하다. 믿기지 않는다. 그 사람의 웃음소리, 그 사람의 말투, 그 사람의 존재가 이제는 더 이상 내 일상 속에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죽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심하고, 또 얼마나 급작스럽게 찾아오는지 나는 지금 알았다. 그저 일상 속에서 가끔씩 마주쳤던 그 사람이, 이제는 아무리 기다려도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다.

언제나 내 옆에 있을 것처럼 느껴졌던 그 사람은, 그저 우연처럼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시 후에는 영원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 죽음은 우리에게 늘 가까운 곳에서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지만, 그 사실을 체감하는 순간까지는 그 무게를 전혀 알 수 없다. 떠나간 사람을 애도하는 마음은 물론, 그 사람을 잃은 빈자리를 채울 방법이 없다. 그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적으로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그 사람을 잃은 상실감에 조금씩 익숙해져 가는 일일 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 사람이 내 삶에 어떤 의미를 남겼는지, 그 사람과의 추억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그 사람이 떠났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남긴 기억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나의 마음 속에서 그 사람은 여전히 살아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를 좋아해 줄 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