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날이 흐려도

by 하룰

날이 흐리다.

구름이 낮게 깔리고, 햇빛 한 줄기 비추지 않는 회색 하늘 아래 세상은 조금 무거워 보인다.

하지만 나는 나간다.


기분도, 날씨도, 때론 나 자신조차 흐릴 때가 있다.

마음이 눅눅하고 무거운 날엔

그저 누워 있고 싶고, 아무 생각 없이 흘러가고만 싶다.

그럴수록 나는 몸을 일으킨다. 작은 움직임이 나를 지켜준다.


날이 좋아서 나가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날이 흐려도 나가는 사람은

삶을 스스로 이끌고 가는 사람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세상이 흐릴 때, 내 마음이 흔들릴 때,

그래도 나아가는 사람.

한 걸음, 또 한 걸음. 작지만 단단한 걸음으로.

그래서 나는 오늘도, 흐려도, 나간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해가 뜨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