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조각 단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YO Jul 21. 2023

여름냄새

모기향을 피운다

싸하고 알알한 향이

뱅글뱅글 피어오르면

부드럽게

집구석구석으로 퀘퀘한

여름냄새

여름밤, 열대야


뽀얗게 피어오른

모기향 사이로

살아남은 모기가 두엇

조심스레 사람의 그림자를 밟고는

만족스런 식사를 마친 모기는

돌아가는 길 무뎌진 감각으로

향을 마시고 한껏 취해 추락하거나

사람의 손바닥에 힘껏 짓눌려

최후의 만찬을 전부 토해내고 바스라 지거나


밖에선 개천이 흐르고 달이 밝다

깊어간 여름밤의 초록

하늘 모르고 자라나는 잡초

뜨거운 생명의 에너지가 탐욕스레 모인

무더운 열대야

깊어가는 여름을 피워내는

붉은 생명을 죽이고 위에 피어난

푸른 생명의 울음이 보름을 꼬박 지새운다


여름냄새

여름밤, 열대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