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올려보면
사랑이란 감정은 불문명하고, 그 정도와 형태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한 사람에게도 여러가지의 사랑이 존재하므로 그 수는 무한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의 인생을 살아가며 마주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우리는 사랑을 주었다 뺏었다 혹은 받았다 빼앗겼다를 반복한다.
어쩌다 마주쳤다거나 우연한 계기로 깊은 관계를 형성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당연하게도 사랑이란 마음의 한 켠을 내어준다. 사랑은 당연하지 않지만 어찌 보면 당연하게 존재한다. 우리의 모든 것들은 작은 사랑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우리 안에 떠오른다. 나의 집이나 근처 마트의 위치, 매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한 지붕 아래의 가족들, 내 방을 꾸민 포스터, 다이어리에 붙인 스티커들.
많은 종류의 사랑 중 각별한 건 역시 '하나' 에 대한 사랑일테다. '하나'에 대한 집중적 애정은 특히 각별하다. 어떤 사람에겐 그 하나가 좋아하는 가수가 될 수도, 드라마가 될 수도, 영화가 될 수도, 책이 될 수도, 혹은 완벽한 타인이 될 수도 있다. '애인'의 개념에 가까운 상대는 특히 각별하다.
입 밖으로 '사랑하는 사람' 하고 말을 꺼내보자.
뭉클하게 울컥 올라오는 감정이 분명히 있을 거다. 그사람에게 오롯이 내어주어, 그 사람이 마음이란 수면에 거꾸로 맺힌 물방울 크기만큼 감정은 올라온다. 감정이 크게 울렁이는 만큼 그들의 존재가 당연하지 않음을 되새겼으면 한다.
사랑하는 사람, 사랑하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