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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향 Aug 18. 2021

단점을 장점이라고 우겨보기

경계를 무너뜨리면 마귀할멈도 이해받을 수 있다

신나는 글쓰기 6기_ 3일 차 미션 : 나의 문제점과 그것을 보완하는 구체적인 방법

문제점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문제점은 이미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점은 전적으로 개인이 발견하고 개선해야 할 문제가 됩니다. 문제점이란 것은 메타인지와 관계가 있습니다. 타인의 지적 사항이 아닌 스스로 그것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죠. 메타인지는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일입니다. 나를 남처럼 대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해야 내 문제점을 바로 볼 수 있거든요. 자기 스스로를 얼마나 제대로 인지하는지, 즉 나의 가능성과 한계선을 정확하게 파악 중인지 한 번 나를 점검해봅니다. 오늘의 미션은 말 그대로 나의 문제점, 대표적인 문제점 하나를 찾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문제점이 생긴 원인보다는 문제점을 고쳐야 할 것인가, 고친다면 어떻게 고칠 것인가, 이런 전략들과 행동력을 글에 담아봅니다. 




미션 글을 읽은 후, 머릿속에 나의 '문제점'들을 떠올려보았다. 워낙 문제적 인간이기 때문에 줄줄 쏟아져 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잘 떠오르지 않는다. 떠올리기 어렵다. 뭐지? 한번 더 생각해보니, 이것이 더 문제인 것 같다. 그동안 별생각 없이 살았다는 뜻이기도 하고, 나 자신을 너무 모른다 싶기도 하다. 어려운 주제도 굴하지 않고 뚝딱뚝딱 써 내려갔는데, 여기서 주저앉을 것인가. 아니지. 그럴 리 없지. 역시나 조금 여유를 가지며 생각해보니 있네 있어.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많네.. 그럼 그렇지!


어렵게? 생각해낸 나의 문제점들은 다음과 같다.

1. 가끔 심하게 게을러진다.

2. 너무 충동적이다.

3. 때론 섬세함이 떨어진다.

4. 늘 움직이는 것을 싫어한다.

5. 항상 '해야 할 것'에만 올인한다.

6. 지나치게 단순하다.

7. 어이없게도 혈액형을 맹신한다.

더 생각하면 봇물 터지듯 막 나올 것 같은데, 선수 보호 차원에서 여기까지만 써야겠다. 단점이 잘 안 떠올랐던 이유는 글쓰기 시동이 덜 걸렸던 것이었다. 아주 그냥 너무 많았구먼.... 카카


이제부터 포장 작업을 진행해야겠다. 미션에도 나와있듯이 대표적인 문제점을 찾아보고, 그 문제점을 고칠 전략들과 행동들을 글에 담아보라고 되어있는데, 나는 그냥 우겨보기로 마음먹었다. 어차피 사람은 안 바뀐다. 문제점을 수긍하고 고쳐나가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단점을 뒤집어서 장점으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 모든 것에서는 양면성이 들어있기 때문에 단점도 장점화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메타인지적으로다 풀어보면 좋겠지만, 오늘은 그냥 우겨보고 싶다.        


단점을 장점화 시키기

                                            

모든 것을 다 우기는 것은 안될 것 같다. (양심상 정도껏 우길 예정ㅋ) 

위 7가지 중에서도 가장 도드라지는 단점 3가지만 꼽자면 1, 4, 6번이 남는다.


1. 가끔 심하게 게을러진다.

2. 너무 충동적이다.

3. 때론 섬세함이 떨어진다.

4. 늘 움직이는 것을 싫어한다.

5. 항상 '해야 할 것'에만 올인한다.

6. 지나치게 단순하다.

7. 어이없게도 혈액형을 맹신한다.


지금부터 우기기 전략으로 단점을 장점화 시켜보아야겠다.


"가끔 심하게 게을러진다"

"게으름을 피우고 나면 더 부지런해진다."

사람이 어떻게 늘 한결같이 달릴 수만 있겠나? 광고에도 나온다. 배우 유해진이 무표정한 얼굴로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이렇게 말하는 그 광고! 광고 속 멘트처럼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부지런히 달리다가 꼭 한 번씩 그런 날이 온다. 그럴 땐 과감하게 모든 것을 다 접어두고 아무것도 안 한다. 잠을 자거나 인생 드라마 몰아보기를 하면서 마음 편히 쉬어간다. 그러고 나면 또 어느새 달리고 싶어지는 것이 나였다. 쉬고 나서는 더 부지런히 달리게 되는 것이다.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인 것 같다. 그렇게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고 나면 억지로 걸었던 걸음이 10배는 더 빨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늘 움직이는 것을 싫어한다."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앉아있는 엉덩이 힘이 강하다."

처음부터 움직이는 것을 싫어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직업이 변화되는 과정에서 움직임의 강도가 서서히 떨어졌던 것. 유치원 교사 시절에는 빠릿빠릿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지만 개발자의 길로 접어들며 업무에 몰입하다 보니, 손가락만 까닥까닥하고 있었다. 그런 것들이 생활화되니, 어느 순간부터 몸 쓰는 것이 귀찮아졌다. 지금은 하루 종일 손가락만 움직이고, 집안일할 때만 조금 움직인다. 운동은 항상 머리로만 하고 몸은 들은 척도 안 한다. 이런 것이 단점이겠지만, 또 다르게 생각하면 움직임이 잦아들었기에 앉아있는 엉덩이 힘이 강해져서 업무 할  때, 글 쓸 때, 책 읽을 때 웬만해선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 있다. 그만큼 집중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나치게 단순하다"

"단순하다는 건 상대적으로 덜 예민하다는 것. 그래서 마음 컨트롤이 잘 된다."

예를 들어, 부부 싸움을 하게 되면 불같이 화나는 마음도 샤우팅 한번 하고 나면 끝난다. 뒤끝이 없어서 전날 소리치고 뒷날 웃을 수 있다. 남편은 감정의 잔재가 남아있지만, 나는 없는 편이다. 나의 단순함은 문제 상황에서 빛을 발휘할 때가 많았다. 살면서 어떠한 벽에 부딪혔을 때, 이런저런 걱정으로 머릿속을 도배 하기보다 위기를 벗어날 대안을 찾고, 행동하면 끝이었다. 단순하다는 것은 그만큼 쓸데없는 걱정을 많이 안 하는 편이라고 포장하고 싶다.                      


경계를 무너뜨리면
마귀할멈도 이해받을 수 있다


어쩌다 나는 게으름을 피우게 되었을까?

어쩌다 나는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게 되었을까?

어쩌다 나는 지나치게 단순해졌을까?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단점은 

그 안에 들어있는 스토리를 적어보고 뒤집어서 생각해보는 순간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된다.

이해를 넘어 장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백설공주와 마귀할멈의 이야기를 떠올려보면

마귀할멈이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그 안타까운 스토리를 우리가 알게 된다면

어쩌면 사람들로부터 이해받을지도 모르겠다.

마귀할멈의 광기 어린 질투. 그 치명적인 단점이

목표지향적, 기세 등등이라는 장점으로 비칠지도 모를 일이다.


(혹시라도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 봐 덧붙이는 말,

이것은 마귀할멈의 치명적인 단점 그 일부분을 확대 해석한 것으로

어디까지나 과정에 초점을 맞춘 것이고, 

나쁜 짓을 한 결과는 '절대 용서받을 수 없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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