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에 찍었던 점과 점들을 연결한다

점과 점의 연결

by 김글향

학창 시절에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무섭다는 미루다 바이러스에 걸린 적이 있다.

해야 할 일들이 생기면 온갖 핑계를 동원한 삐뚤어진 합리화에 모든 생각을 마비시켜버리고,

손과 발, 온몸을 꽁꽁 묶어버려 결국 미루어버리게 만드는 병이다.

그 후유증으로 불쾌감과 짜증을 유발하고

코로나 블루보다 더한 나태니즘에 빠지게 만든다.

미루다 바이러스에 한번 걸리면 생활 전반에 걸쳐 연쇄적으로 노~답 현상이 펼쳐진다.

특히 시험기간이 되면 더욱 왕성하게 활동하는데, 공부를 하려 들면 어김없이 찾아와 순식간에 머릿속을 점령하고 평소에 보지도 않던 뉴스까지도 재미있게 만들어버린다.


미루다 바이러스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일생에 걸쳐 찾아온다.

우리가 다이어트에 항상 실패하는 이유도,

일이 바빠서 취미생활을 하지 못하는 이유도,

자기 발전 없이 하루하루를 기계처럼 살아가는 이유도,

지금 당장 행복할 권리마저도,

죄다 미루어 둔 채 뭣이 중한지도 모르고 살아가게 만든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그 말에 개그맨 박명수는 ‘시작은 반이 아니라, 그냥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박명수 말이 맞다. 시작은 그냥 시작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을 하는 것과 시도조차 해보지 않는 것과의 차이는 엄청나게 클 것이다.


시작을 한다는 것은

하얀 도화지에 점을 찍은 것과도 같다.

어제 찍어 둔 점과 오늘 찍은 점을 서로 연결하면 선이 된다.

점들은 어느새 선이 되어 춤을 추듯 날아다니고,

몇 번을 지우고 고치는 반복 끝에

아주 만족스러운 그림이 완성된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인생을 살아가는 것에 비유해볼 수 있다.

인생이라는 도화지 위에 크고 작은 경험이라는 점들을 찍어야 하고

경험이라는 점들을 서로 연결 지으면 미래의 일부가 선이 되어 나타난다.

나의 크고 작은 경험들이 춤을 추듯 날아다니면

어느새 아주 만족스러운 미래가 펼쳐진다.


환장하게도 미루다 바이러스에 걸려 점은 찍어보지도 못한 채

멋진 그림을 상상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가 찍어두었던 점들은 과거나 현재가 아닌 미래에 연결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하얀 도화지 위에 어떤 점을 찍어보고 싶은가?

매일 비슷한 패턴으로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다채로운 인생을 그려보는 것도 좋다.

매번 찍었던 곳에 또 찍는 점보다는

하루는 바다를 그릴 수 있는 점

또 하루는 꽃을 그릴 수 있는 점

이렇듯 나는 다양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점을 찍어보고 싶다.



자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나 스스로도 예측 불가한 사람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 아무 점도 찍어두지 않았으면

내일 연결할 점은 없을 것이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을 보내면서

달라진 내일을 기대하진 말자!


4월-연결하다-점과 점의 연결a.jpg 연 결 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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