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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향 Nov 09. 2021

가장 큰 힘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것 안에 있다

브런치 작가로 지내온 일 년을 돌아보며

2020년 12월 21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메일을 열어보았다. 우연히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일을 향한 첫 도전에 대한 결과를 통보받는 날이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중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기 위한 글을 쓰기 위해 브런치에 기록된 글을 뒤적이다가 <브런치 새내기의 고백>이라는 글 속에 담겨있는 합격 메일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일 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다시 보아도 저 두 줄의 글귀는 나에게 여전히 설렘을 안겨주었다. 그때의 감정, 그 느낌이 다시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다가오는 12월이 되면 브런치에서 글을 끄적인 지 1주년이 된다. '작가'로 불리던 것이 매우 어색했던 시절, 글 쓰는 재미에 빠졌지만 글 낯을 가리던 그때부터 지금까지 115개의 글을 발행해왔다. 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을 수 있는 글을 기록해왔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 되었다는 사실만은 스스로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쓰고 또 쓰며 묵묵히 걸어온 것에 대해서만큼은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글 자취, 흔적들을 돌아보니 어느새 내 삶이 브런치를 하기 전과, 하고 난 후로 나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적어놓은 글을 훑어보면서 내 삶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도 인지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정말 글을 쓰고부터 삶이 조금씩 변화되고 있었던 것이다.


쓰고 또 쓰면서 달라진 것들


브런치 1주년 글 생활을 돌아보니, 

눈에 띄는 변화 3가지를 크게 느낄 수 있었다. 그 변화를 찬찬히 기록해보려 한다. 


첫 번째 변화는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삶을 살 게 된 것이다.

"뭐가 되고 싶은 건데?"

"그래서 어떻게 살고 싶은 건데?"

글을 쓰며 나에게 묻고 또 물었던 시간들. 여전히 명쾌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아주 조금씩 내 취향을 알아가고 있다. 아마도 나와 친해지고 있는 중일 것이다. 그리고 질문은 나를 향한 것만은 아니었다. 가장 가까운 나로부터 시작되어 가족, 친구, 직장, 다양한 사람들, 관계, 일상, 사물 등 점점 세상을 향해 뻗어 나갔다. 그렇게 질문하며 발견하고, 기록하고, 느끼고, 깨닫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두 번째 변화는 작가로서의 재능을 더 이상 의심하지 않게 된 것이다.

브런치에서 작가 생활을 하는 동안 계속되는 의심 속에 살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작가라고 불리는 게 맞나? 유명한 책 한 권 없는데, 내가 무슨 작가야.. 그냥 글 좋아하는 사람일 뿐이지..' 이렇게 생각하며 유명한 작가, 베스트셀러 작가들은 남들과 다른 특출 난 재능이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믿음이 서서히 깨어지고 있다. 그들의 재능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재능에 대한 오해가 풀렸다는 것을 뜻한다. 어쩌면 작가로서의 재능은 글을 잘 쓰는 것을 타고나는 것이 아닌, 글쓰기를 좋아하는 것을 타고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글쓰기를 꾸준히 지속하다 보면 언젠가 그런 사람들이 되어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그런 것이니까. 


세 번째 변화는 사는 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닌, 생각대로 살아가는 것! 글 쓴 대로 살아가게 된 것이다.

좌충우돌 부딪히며 만들어낸 결과물들이긴 하지만, 글을 쓰며 크고 작은 결과물들이 나타났고, 그 결과물들이 오늘의 나를 표현해주는 콘텐츠가 되었다. 팀라이트 소속 작가, 그림책 테라피스트, 오라떼향 커뮤니티 운영자. 1년 동안 글을 쓰며 일궈낸 것들이 오늘의 나를 소개하는 부캐로 단단히 자리 잡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생각대로, 글 쓴 대로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꾸준히 쓰다 보면 달라지는 인생

한 번의 합격통지는 운 일지 몰라도 계속되면 실력이 된다.

한 번의 관심은 호기심일지 몰라도 계속되면 진심이다.


한 번의 기록은 지워질 낙서를 남기지만, 

계속되는 기록은 글이 되고, 책이 되고, 오늘날의 내가 된다.    


한 번은 쉽고, 계속은 어려운 것이지만 

삶과 세상을 바꾸는 힘은 계속되는 그 무엇 안에 들어있다.

그러니,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 갔으면 한다.

꾸준히 쓰다 보면 어느새 또 달라진 인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계속 나아갈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내가 하는 일을 사랑했기 때문이라 확신합니다.
(I'm convinced that the only thing that kept me going was that I loved what I did.)

여러분의 일이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할 때가 오는데, 일을 진심으로 즐기려면, 위대한 일이라고 믿는 일을 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Your work is going to fill a large part of your life, and the only way to be truly satisfied is to do what you believe is great work.)

-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 축하 연설문 중 -         


글쓰기로 우주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팀라이트 매거진에는 매월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각양각색 작가님들의 다른 시선과 색깔을 담아가고 있습니다. 11월의 주제는 '나의 한 해를 돌아보며 쓰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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