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울적할 때는 행복한 것들을 떠올려보아요..."
정말 마음이 안 좋을 때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개 풀 뜯어먹는 소리 한다고 생각했다.
기분이 꿀꿀, 멍멍한데 행복한 것들을 어떻게 떠올린단 말인가.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때마침 창밖에는 빗방울이 쏟아지고, 바람을 동반한 빗줄기는 사납게 휘몰아치고 있다. 마치 내 마음속 풍경처럼.
그렇다. 나는 지금 멘탈이 몹시 흔들리고 있다.
며칠 전 누군가가 던진 말이 귀를 타고 들어와서는 휘발되지 않고 머릿속을 돌다가 멘탈을 탈탈탈 털었다. 말에 체하는 경우가 있다면 지금이 딱 그 타이밍인 듯. 듣고 싶지 않은 말들이 송곳처럼 날아들어 가슴에 푹푹 박혀버렸는데, 행복한 것들을 떠올려보라는 모법 답안 같은 이야기가 참 낯설게 느껴진다. 내가 지금 열받아 죽겠는데 무슨 얼어 죽을 행복을... 속으로 거세게 반박해보기도 한다.
날 아프게 했던 사람, 그 사람의 말에 대해 소상히 고하고 싶진 않다. 수면 위로 드러난 빡침을 글로 확인하는 순간 더 선명한 불꽃이 튀길 뿐이니까.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 제목처럼 어떤 사람들은 글을 쓰며 '해방'된다고 하지만, 나는 아직 그 경기까지는 못 이르렀나 보다. 그럼에도 나의 멘탈은 내가 관리해야 하는 것이기에 흔들리던 중에도 되뇌며 생각해보았다. '그 사람은 나에게 왜 그런 말을 한 것일까? 꼭 저렇게 질러야만 속이 후련했나? 아니지 아니지. 신이 나에게 그 말을 듣게 한 데에는 반전이 있을 거야. 반전! 이왕 털린 멘탈인데, 180도 뒤집어 생각해볼까? 어차피 생각인데 안 될 것도 없지.'
'저 사람은 왜 저럴까'로 들어가면 끝이 없는 미궁 속으로 빠진다. 심지어 그런 말을 뱉은 당사자에게 물어봐도 아마 모를 거다. 그러니 답도 없는 질문을 파헤치기보다, 그 말을 들은 이후 멘탈 관리 차원에서 반전이라도 찾아보면 어떨까 싶다.
그리하여 행복한 것들을 떠올리기보다,
탈탈 털린 멘탈을 아예 뒤집어 널어보기로 한다.
멘탈이 흔들리는 것에 대한 장점을 기록해봐야지.
1.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구나. 이렇게 인간에 대한 스펙트럼을 넓혀준단 말이지.
2. 그로 인해 피가 끓는 듯한 뜨거운 감정도 느낄 수 있게 해 줬고,
3. 덕분에 나는 예술혼을 불태우며 글도 쓰고 있고,
4. 글을 쓰며 돌아보게 만드는 성찰의 기회도 줬네!
5. 또다시 저런 부류의 말을 듣게 된다면 그땐 지금보다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고,
6. 그 사람으로 인해, 내 곁에서 토닥토닥해주던 사람들에 대한 감사도 크게 느낄 수 있구나!
7. 며칠 지나 보니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이 정말 맞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네.
다소 허풍스럽지만 어느 정도 진심 섞인 생각을 나열해보았는데, 장점이 무려 일곱 가지나 된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그리고 참 신기하게도 글을 쓰면서 실실거리며 웃게 된다. 뒤집어 생각해보니 스트레스도 어느 정도 해소되었고, 울적한 감정에 너무 깊이 함몰되지 않은 채 서둘러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래 이거지! 부정적인 감정에서 빨리 빠져나오는 것이 나의 멘탈 관리의 핵심 내용이었다.
+
또다시
멘탈이 탈탈 털리는 경우가 생긴다면
행복한 것들을 떠올려보라는 모호한 말 대신
뒤집어 생각해보며 숨겨진 반전을 찾아보고
그 생각을 찬찬히 적어봐야지.
"두피엔 두피케어~ 멘탈엔 멘탈케어를"
글쓰기로 우주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팀라이트 매거진에는 매월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각양각색 작가님들의 다른 시선과 색깔을 담아가고 있습니다. 6월의 주제는 <멘털/정신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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