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블블 Jan 26. 2017

꾹 참고 씁니다

아무말.1

꾹 참고 씁니다

이 마음 지금 손가락 가는 대로 글자가 되어 당신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가다듬지 않은 목소리 새어나와 함부로 세상과 닿고 세상에 닳아 표면적 넓어지지 않도록. 전달하고 싶은 마음 혀 끝까지 차올라도 일단 꾹 참고 다시 이야기를 조물조물 뭉쳐봅니다. 아직은 이 모양새로는 아무래도 안될 것 같습니다. 꾹 참습니다. 견뎌봅니다. 거기 계속 있어줄 건가요? 앞으로의 일은 나는 아무것도 알 수 없지만 일단 오늘은 꾹 참습니다. 이 이야기가 뭔지 알 것도 같지만 형태와 빛깔을 보면 아직 멀었습니다. 아는 척 하고 싶지 않습니다. 당신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알게 될 때까지 일단 꾹 참고 씁니다. 그냥 꾹 참고 써보려 합니다.


오래 지난 날, 오늘 새벽이 당신에게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작가의 이전글 너의 의미, 작가 김연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