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를 졸업한 여자아이가 있다. 6년 동안 고무줄로 늘린 듯 키가 쑥 컸다. 관상을 한 번 볼까? 눈썹은 끝이 약간 아래로 처진 반달을 그리고 눈두덩이는 개구리 왕눈이처럼 두툼하다. 마스크를 쓴 눈이 가늘어진다. 입이 웃고 있다는 표시다. 평소에 입을 다물면 입꼬리가 올라간다. 입꼬리가 올라가면 복이 많다는데 이 아이는 평소에 웃는 표정으로 말을 한다. 눈이 덩달아 웃는다. 웃는 표정이 예쁘다는 소리를 어릴 때부터 들었다. 이렇게 웃는 얼굴이 이쁜 건 다 내 덕이다. 내가 이 아이 태어날 적에 이름 석 자 중 하나에 미소를 듬뿍 넣어줬으니 말이다. 이름 따라 큰다고 하지 않는가. (母의 시선임을 참고할 것)
听 / 미소 은
클수록 아이는 자기 얼굴에 불만이 많다.
"엄마, 아빠는 날 잘 좀 빚어주지. 이 눈 뭐야? 어쩔 거야? 나중에 쌍수해줘."
요리 봐도 저리 봐도 쌍꺼풀 없는 작은 눈.
엄마와 아빠는 강력히 주장한다.
"넌 동양미인이야. 쌍꺼풀 하면 개성이 없어져. 도깨비 김고은 봐, 상꺼풀 없는 눈 얼마나 예뻐. 너도 지금 그대로 젤 예뻐. 진짜야"
"칫. 엄마, 아빠니까 그렇겠지."
아이 눈이 나랑 다르다는 것을 안 건 2년 전이다. 똑같이 작은 눈이지만 결정적 차이가 있다.
"엄마 눈 화장 좀 해줘. 내가 하니까 이상해."
4학년 때 코스프레에 빠져 진한 메이크업을 해대던 딸.
한참 큰방 화장대에서 사부작대더니 새까만 아이라이너 펜슬로 눈 라인을 삐뚤 빼뚫 귀신처럼 그려놨다.
사실 나도 눈메이크업을 잘 못한다. 어릴 때부터 안경을 써서 기본 메이크업만 하다 보니 못 배웠다. 그래도 초등학생보단 내가 났겠지 싶어 시도를 했다.
"눈을 감아."
호흡을 멈추고 아이펜슬로 라인을 그렸다.
"눈 떠 봐."
아이 눈을 쳐다보고 다시 말한다.
"다시 눈 감아. 눈 떠. 눈 한 번만 더 감아."
나는 점점 당황하기 시작한다.
살짝 감은 눈꺼풀 라인을 펜슬로 정성을 다해 그려주었건만 눈을 뜨면 아이라인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라인을 더 굵게 칠하는데 눈만 뜨면 어디로 간 건가. 눈두덩이에 살이 많으면 라인이 두툼한 살집 아래로 숨어버린 다는 것을 딸을 통해 알았다. 꽤 두껍게 그리고 눈을 뜨니 그제야 아주 살짝 보인다. 펜슬을 딸에게 쥐어주고 당부한다. 딸아, 엄마 재량 밖이다. 넌 나중에 너한테 맞는 화장법을 꼭 배우도록 하렴.
"딸아, 예뻐지는 비법을 알려줄게."
"뭔데? 뭔데?"
비법이라는 말에 딸 귀가 쫑긋해진다.
"자주 웃어. 웃으면 복이 와."
"얼굴은 이쁜 것보다 인상이 중요한 거야. 특히 첫인상."
"넌 미소가 백만 불이라 어디서도 일단 웃고 들어가. 그럼 이쁘다는 소리 들을 거야."
하나마나한 소리, 들으나마나 한 소리라고 생각했는지 아이는 귀를 파며 방으로 들어간다.
진짠데. 니가 인생을 얼마 안 살아 모르는구나.
미소, 미소하면 미소은(听) , 미소은(听) 하면 내 딸 시은(听)이지. 별별챌린지 영감어 미소는 내게는 미소 은(听) 이 들어간 내 딸 웃는 얼굴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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