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부만 남는 시점

어색하지 않으려면 오늘부터 스킨십

by 연은미 작가



남편과 한 이불 덮고 자던 신혼 이후 아들이 태어나고 남편과 나 사이를 아들이 차지했다. 3년 후 둘째 딸이 태어나면서 남편은 구석 가장자리로 밀리고 남편, 아들, 나, 딸로 자연스레 잠자리가 세팅되었다. 아들이 중학생이 되고 어느새 내 키를 따라잡기 시작했다. 방을 정리하고 침대를 들이고 아들을 내보냈다. 지금 아들은 내 키를 넘고도 쭉쭉 자라 180을 넘었다. 사춘기 아들에게서는 좋은 냄새가 사라졌다. 예비중딩 딸이 아직 내 옆에 있지만 잘해야 1년 정도다. 방 정리가 엄두가 안 나서 미루고 있을 뿐 아들처럼 독립이 머지않았다.


울 딸과 동갑인 아들과 연년생 딸을 키우는 지인 언니는 얼마 전에 아들이 안방에서 분리해 나가고 6학년이 되는 딸이 남았는데 갑자기 딸이 자기도 따로 자겠다고 선언해서 급작스럽게 둘째까지 방독립을 했다고 했다. 그리고 남편과 달랑 둘만 남았다. 13년을 양 옆에 아이들을 끼고 자다 갑자기 남편 옆에 누우려니 어색해 죽을 것 같았단다.

"밤이 되어서 방에 들어가야 되는데 괜히 거실에서 왔다 갔다 하며 방황했다니까."

"뭐야, 뭐야, 언니 너무했다."

언니와 나는 아파트 상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었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 어색해 죽겠는 거야....... 결국 방에 들어가서 누웠는데 남편이 내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자려고 하지 뭐니."

"어무나, 분위기 좋았겠다. 크크큭"

"그래서 내가 목소리 깔고 말했지."

"자기, 얼굴 좀 돌려."

사실 서로 농담도 잘 치는 사이좋은 부부사이인 걸 알기에 너무 했다고 형부 불쌍하다고 놀리며 웃었다. 그런데 나도 둘째가 분리해 나가고 남편과 단 둘이 남으면......나도 언니처럼 엄청 어색할 것 같다. 큼큼.


결혼 24년 차 부부의 애정표현은 아무래도 예전 같지 않다. 남편도 나보다 딸하고 뽀뽀하는 걸 더 좋아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우리 부부가 꼭 지키는 것은 출퇴근 포옹이다. 남편이 출퇴근할 때면 쪼르륵 현관에 나와 아이들과 내가 차례로 포옹을 하면서 인사를 한다. 키가 아빠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커진 아들은 예전에는 포옥 안기더니 지금은 성큼성큼 와서 아빠, 왔어요? 하고는 아빠 등을 툭툭 두 번 두드리고 들어간다. 부모와 자식 간에도, 부부간에도 스킨십은 참 중요하다. 평일 퇴근이 9시 너머 늦는 남편과 몇 시간 이야기할 시간 없이 하루가 금방 지나가고 요즘은 주말도 출근을 하고 나도 일요일에도 일을 하다 보니 둘만의 시간을 가진 지도 오래되었다. 다시 부부만 남는 시점이 멀지 않았다. 신혼에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으나 이제는 스킨십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체온이 사랑에 큰 영향을 준다. 조만간 딸이 독립해나가도 남편과 어색하지 않게 얼굴 마주하고 잘 수 있으려면 출, 퇴근 포옹을 좀 더 정성껏 하고 데이트도 하고 스킨십을 늘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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