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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은미 Aug 02. 2023

엄마, 나 1등 먹었어!













첫째 밤톨군이 태어났을 때 2주 동안 산후조리원에 있다 집에 왔을 때 가장 걱정된 건 모유수유였다. 산후조리원에서는 밤에는 한 번씩 조리원 선생님이 산모도 자야 한다며 분유를 타서 먹였는데 집에 와서는 무조건 모유수유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밤낮으로 잠을 못 자며 젖을 물렸는데 점점 가슴이 아프더니 젖몸살이 왔다.남편은 옆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는데 아이는 모유를 찾고 또 찾았다. 새벽에 끙끙거리며 젖을 물리다 눈물이 났다. 다음날 젖몸살 풀러 신생아를 안고 병원에 가서 마사지를 받았다. 그렇게 조금씩 아이 젖 먹이는 게 익숙해져 2주 만에 밤에 몸을 일으키지 않고 누워서 젖을 물릴 수  있었다. 그때부터는 잠시 깼다가 젖을 물리고 선잠이나마 자면서도 먹일 수 있어서 잠을 보충할 수 있었다.


둘째 알밤양이 태어났을 때는 조리원에서 퇴실해 집에 오자마자 그 다음 날부터 누워서 조그만 신생아한테 젖을 먹이며 잠을 잤다. 경험이 무섭다고 몇 년 지났는데 이게 바로 되는구나 신기했다.  첫째는 17개월, 둘째는 24개월 분유 한 번 안 먹이고 완모를 했다.


모유 수유의 장점은 간편하다는 것. 소독할 필요도 젖병을 씻을 필요도 없다.  단점은 24시간 아이와 딱풀이라는 것. 그림책 모임에도 데리고 다니며 때에 맞춰 모유를 먹이고 기저귀를 갈았다. 아무튼 감사하게도 아이들은 잔병치레 없이 잘 자라주었다.


중학생이 가 된 울 알밤이.

학교에서 한문시간에 선생님이 모유 먹은 사람 손 들어보라고 했단다.

많은 친구들 속에 알밤이는 자신 있게 번쩍 손을 들었다.

1년 이상 먹은 친구 손을 들어보라고 했더니 아무도 손을 안 들었다.

알밤이는 또 자신 있게 손을 들었다.

선생님: 얼마나 먹었어?

알밤양: 24개월이요.

주위에서 우아~ 탄성이 터져 나왔다.

선생님: 엄마가 1년 이상 먹인 건 엄~~~ 청 대단하신 거야. 집에 가서 엄마한테 꼭 감사하다고 인사해.


알밤이가 방방거리며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다.

"엄마, 나 1등 먹었어! 모유 오래 먹여줘서 고마워용."

평소랑 다르게 존댓말로 인사를 하다니

한문 선생님 괜찮으신 분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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