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뒷 모습을 좋아하는 이유

by 연은미 작가



두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면서 나는 자연히 찍사 역할을 하게 되었다. 한 살, 두 살이 아니라 몇 개월로 아이 크는 것을 세던 시절, 손톱이 자라는 순간도 놓칠세라 수시로 폰을 꺼내서 모습을 찍어대고 몇 개월에 한 번씩 성장 앨범을 만들었다. 외장하드에 아이들 사진과 동영상이 개월수 별로 폴더에 정리되어 있다.


아이들이 유치원에 갈 때쯤부터 셔터를 누르던 적극성이 조금씩 떨어지고 앨범 만들기도 그 시기에 멈췄다. 그래도 신들린 듯 나도 모르게 폰을 집어 들어 셔터를 누를 때는 아이들이 무언가에 집중할 때나 멀리서 뒷모습을 볼 때다. 그런 찰나를 바라볼 때면 가슴이 찡해져 사진으로 남겨놓고 싶어 진다.


나는 인물이 주인공인 사진보다 풍경의 일부로 녹아드는 사진이 좋다. 브이 하며 손가락을 들고 인위적인 미소를 짓는 사진은 고유한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사람은 어딘가 집중할 때 기운이 달라진다. 차분해지고 맑아진다. 그 모습이 그렇게 예뻐보인다. 사진을 찍을 때도 일러스트를 구성하듯 하나의 이야기가 담기는 게 좋다.


뒷모습은 여백이 있다. 전체가 풍경처럼 눈에 들어온다.

상상할 수 있어서, 그 자체로 예뻐 보여서, 한 인간의 경이로움을 발견할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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