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고기는 한 번만 먹자!

건강 루틴 이야기

by 연은미 작가

23년 핵심키워드는 건강

섣달 그믐날 남들은 가족워크숍도 가고 해돋이도 보러 간다는데 우리 가족은 일상적으로 하루를 보내고 저녁에 모여 앉았다. 나는 부지런히 최소한의 의식준비를 한다. 식탁에 컴퓨터를 올리고 TV 실시간 보기로 접속해서 로그인 완료. 잠시 후 주문한 치킨이 배달되고 퇴근길에 남편이 맥주와 음료수, 딸기 등 한아름 사들고 도착했다. 연말 가요대전을 틀었다. 핫한 가수들의 춤과 노래를 들으며 시시콜콜한 수다가 오고 갔다. 치킨 한 조각을 뜯으며 미리 생각하고 있던 말을 꺼냈다.

"우리 올 해부터 일주일에 고기는 하루만 먹자, 어때?"


"일주일에 하안번?"

역시 가장 예민한 사람은 육고기를 좋아하는 남편이다.

방심하지 말고 몰아쳐야 된다.

"특히 오빠가 식단을 바꿔야 돼. 당뇨 초기라고 안심하지 마. 약을 평생 먹을 거야? 장기간 약 복용이 몸에 더 나쁜 거라고."

"23년도에는 우리 모두 건강한 습관 만들어 봅시다, 네?"

다행히 아이들과 남편은 선선히 동의한다.

"좋아."

"나도."

"그래... 건강 챙겨야지..."

"요일을 금요일로 할까?"

남편이 손을 든다.

"아니, 일주일에 중간, 수요일로 해. 금요일은 내가 약속이 있을 때도 있으니까."

아무렴, 그 정도 못 들어줄라고요!

"오케이! 그럼 수요일은 고기 먹는 날, 나머지 요일은 채소반찬 먹는 날. 땅땅땅!"

만약 외식으로 고기를 먹게 되면 그 주는 수요일 고기반찬은 패스하기로 했다.


"여러분, 새해가 1분 남았습니다!"

MC의 안내멘트에 컴퓨터 화면과 시계를 동시에 쳐다보았다.

11시 59분, 1분 뒤에는 그저 하루가 지날 뿐인데 한 해 숫자가 바뀐다니 가슴 한쪽이 찌르르하니 싱숭생숭하다.

10초 전, 9초 전......

"우앙, 어떡해!"

"진짜 한 해가 바뀌려나 봐"

나이를 먹어도 한 해 마지막 날 10초는 언제나 흥분된다. 10초부터 함께 입을 맞춰 초를 세며 맥주잔을 들고 건배할 준비에 돌입했다.

5초 전, 4초 전, 3초 전, 2초 전, 1초 전

땡!

파방! 빰빠라밤 빰빠~~~!!

"계묘년 토끼해 새해가 밝았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가요대전 MC의 희망찬 축하메시지에 맞춰 화려하고 웅장한 음악이 울려 퍼졌다.

건배!

진짜 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해피뉴이어!

올해는 건강한 습관으로 허리 힘도 기르고 하고 싶은 일 맘껏 이루어보자규!




채소반찬 어떤 걸 먹을까

23년 1월이 시작되었다. 호기롭게 제안을 한 책임은(알고 있었지만) 나의 몫이었다. 요리시간이 늘었다. 아침에는 과일채소주스를 갈아 먹이고 저녁식사는 채소반찬을 한다. 밑반찬으로 구색을 맞추는 게 아니라 밑반찬이 메인디쉬가 되어야 한다. 음, 뭘 해 먹지? 습관이 무섭다고 일을 하다 저녁 밥때가 다가오면 오늘 그냥 삼겹살 구워? 하는 마음이 올라왔다. 사실 고기만큼 편한 식단이 어디 있냔 말이다. 다른 반찬 없이 실해 보이고 불만도 없으니. 하지만 입에 달콤한 것이 아니라 몸이 좋아하는 것을 먹기로 했으니까. 조리안 해도 되는 메뉴부터 시작해 보자. 그게 궁극적으로 많이 먹어야 하는 음식이기도 하고.

다시마, 상추,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양배추, 오이 등 찌거나 생으로 낼 수 각종 쌈 채소를 식탁에 올린다. 얼마 전 시장에 가니 곰취가 있어 살짝 데쳐 멸치액젓과 국간장을 섞고 마늘, 청양고추 다져 넣어 싸 먹었다. 한동안 안 샀던 파프리카도 3킬로씩 주문해 자주 상에 올렸다. 먹어보면 알겠지만 파프리카는 수분감이 높은 괜찮은 채소다. 파프리카에 쌈장을 살짝 찍어먹으면 간이 되어 심심하지 않고 수분과 섬유질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그리고 몇 년 동안 가뭄에 콩나듯 만들던 나물과 조림을 자주 하기 시작했다. 콩나물무침, 시금치무침, 고사리무침, 새발나물, 버섯볶음, 감자조림, 멸치볶음, 된장찌개, 미역국 등등 가끔 떡국도 끓이고 김밥도 쌌다.


고기 없는 월, 화, 목, 금, 토, 일의 장점

어느새 1월 마지막주를 지나고 있다. 고기 먹는 요일을 주 1회 수요일로 정하고 나머지는 채소식단으로 꾸려본 식단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1. 다른 요일에 고기를 기대하지 않기에 반찬투정이 없어진다. 힘들게 준비하면서 반찬투정을 들으면 요리할 의욕이 떨어지는데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안 주고 안 먹기가 되어 서로 간에 마음이 편하다.

2. 수요일은 고기를 당당히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울 남편 수요일 낮에 들떠서 전화가 온다. 오늘은 고기네?

3. 냉파(냉장고 파먹기)를 적극적을 하게 된다. 반찬이 없다고 고기를 사러 가지 않고 냉장고를 뒤져 채소거리를 꺼내게 된다. 그전까지 다음에 해야지 하다 결국 물러져 버리던 각종 채소들을 부지런히 꺼내해 먹게 되었다.

- 열지 않고도 알 수 있도록 냉장고 문에 냉장고에 든 식재료를 써넣으면 도움이 된다.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 냉장고 문에 붙여놓고 오늘의 레시피, 또는 사야 되는 식재료를 그때그때 적어놓았더니 냉장고 관리를 더 잘하게 되었다. (참고로 냉장고 떡메는 나의 작품!)

4. 가장 만족스러운 것은 아이들이 채소를 훨씬 잘 먹게 되었다. 고기와 채소가 함께 있으면 채소는 찬밥 신세가 되는데 메인이 채소반찬이니 입맛이 채소에 길들여진다.

5. 변비 안녕~ 아이들이 화장실을 훨씬 잘 가고 있다. 아들의 비염이 많이 줄었다.


과일주스를 마시고 채소 위주 식단으로 먹은 것이 아직 한 달이 채 안 되었지만 건강 관련 책을 다시 읽으며 공부를 시작하고 실천하기 시작한 나를 칭찬한다. 퍼펙트한 실행은 아니지만 시작이 반이다. 잘하고 있다. 내가 먹은 것이 바로 나!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자. 23년 연말에 에너지 넘치게 건강한 우리 가족의 모습을 떠올리며 냉장고를 열어서 식재료를 꺼낸다. 오늘 저녁 반찬은 콩자반, 연근조림, 감자볶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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