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머티즘 관절염
‘오른팔이 안 펴져. 90도 펴는 것도 아프고 힘들어.’
몇 년 전 나는 오른팔이 안 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해서 방치했다. 하지만 점점 팔이 안 펴지기 시작했다. 주사를 맞으러 가거나 채혈을 하는데 팔이 안 펴지니 항상 왼팔이나 손등에 주사를 놓았다. 하지만 왼팔마저도 아프기 시작해서 손, 손가락마저 아프다. 그래서 힘을 줘야 하거나 물건을 들 때나 뚜껑을 따야 할 때 남편의 도움을 받곤 한다.
팔이 안 펴지니 증상이 이상하다 싶어 정형외과를 갔다.
정형외과에서 X레이를 찍어도 뼈에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한의원에 가서 침을 여러 번 맞았다. 하지만 침을 맞으니 오히려 더 아파지기 시작했다. 신경외과를 갔다. 원장님이 X레이를 찍어보시더니 ‘이거는 여기를 와야 하는 게 아니라 류머티즘 내과를 가보셔야 할 것 같아요. 충남대병원이나 다른 관절염 진료하는 병원을 가보세요.’하고 말씀해 주셨다. 그때가 2021년 10월 즈음이었다.
충남대학교 병원의 류머티즘 관절염 내과에 예약전화를 했다. 유명하신 원장님은 이미 예약이 꽉 차서 1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여자 원장님으로 예약을 하고 진료를 보았다.
원장님께서는 내 팔의 상태를 보시고 상담을 하시더니 ‘루푸스일 수도 류머티즘일 수도 있으니 피검사를 해봐야 알 것 같아요. 루푸스가 류머티즘보다 더 심각한 건 아셔야 해요.’
내가 루푸스라고....? 처음 들어보는 병이었다. 관절염은 나이 많으신 분들만 걸리는 것인 줄 알았다. 내가 ‘나이 드신 분만 걸리는 게 관절염 아니에요? ’라고 물었더니 원장님이 ‘아니요, 퇴행성관절염이 노인들이 걸리는 병이고 류머티즘은 요즘 젊은 사람들도 많이 갖고 있어요. 요즘 10대 청소년들도 류머티즘 때문에 병원 진료 보러 많이 오세요.’라고 설명을 해주셨다.
그리고 1~2주일이 지나서 다시 병원에 갔다. 검사 결과를 듣기 위해서다 “저, 다행히 루푸스는 아니네요. 그나마 한시름 놨어요.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자가면역질환이에요. 혹시 얼굴이 붉고, 자주 피곤하고, 체력이 쉽게 다운되죠? 그게 다 류머티즘 관절염 때문에 그런 거예요. 보통 류머티즘 관절염은 무릎이나 손가락 관절 쪽으로 증상이 나타나는데 환자분 같은 경우는 특이한 케이스긴 하네요. 손가락이랑 무릎은 괜찮으세요?’라고 하더니 내 손가락을 만져보시면서 ‘이게 류머티즘 때문에 몸이 부어서 더 통통해 보일 수도 있어요.’라고 하셨다. 근데 다행히 심한 경우는 아니고 약 먹고 잘 관리하면 약도 끊고 나을 수 있어요.라고 하시곤 약을 처방해 주셨다. 그리고 진료비가 비싸서 국가에 류머티즘 환자로 등록을 하면 진료비가 만 원도 안 하는 저렴한 가격으로 (채혈비는 비싸다) 진료를 볼 수 있어서 부담이 덜 된다. 원장님이 신청해 주신 덕분에 나는 저렴한 진료비로 진료를 받으러 다녔다. 하지만 류머티즘 약의 부작용을 많이 들었던 터라 겁도 나고 병원이 혼자 지하철 타고 다니기엔 멀어서 작년 8월 이후로 병원 진료를 가지 않았다.
2021년 11월에 류머티즘 진단을 받아 거의 1년 동안 약 먹고 병원 다니는 생활을 계속했다.
약도 너무 아플 때만 먹고 먹지 않아서 그런지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조금만 움직여도 피곤하고 아프고 컨디션이 하루에도 수십 번 오르락내리락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다리가 뻣뻣해서 움직이기가 힘들 정도다.
류머티즘의 증상 중 하나가 팔다리가 뻣뻣해지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증상을 핑계로 인생을 허비하고 싶지 않아 컨디션이 그나마 괜찮을 때 책도 읽고 글도 쓰고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한다. 하고 나면 다시 몸이 힘들고 피곤하고 지치지만 나보다 더 아픈 사람들도 계시는데 이 정도 가지고 의욕 저하되는 것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