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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문미영 Oct 10. 2023

내가 들었던 상처의 말


오늘의 김민작가님과 함께하는 오나이쓰 매일글쓰기 챌린지의 주제는 ‘당신이 들었던 가장 잔인했던 한마디는 무엇인가요?

당신이 가장 후회하는 한마디는 무엇인가요?

그때 어떤 이유로 그 말을 했나요? (들었나요?)

그때의 그 말은 당신을(그를, 관계를) 어떻게 바꿔놓았나요?‘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나에게 가장 상처가 되었던 한마디란 무엇이었을까? 상처가 되는 말을 많이 듣긴 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두 개다.


일단 '머리가 나쁜 거야? 금붕어야? 어떻게 그걸 못해?‘라는 말이었다. 나는 노력형 인간이다. 머리가 좋지 못해 남들보다 더 열심히 악착같이 해야 했다. 이런 나에게 부모님은 걱정과 답답함이 섞인 말을 많이 하셨다. 공부를 잘했던 남동생과 비교하며 누나로서의 자존심을 깎아내리신 것은 물론이고(동생 앞에서 면박을 주셔서 더 화가 났다) 무시하는 말을 많이 하셨다. “돌머리야? 분명히 이거 배웠던 내용이잖아. 어떻게 이걸 못해? 금붕어야? 닭대가리야? ”라는 말을 특히 아버지가 많이 하셨다. 지금도 아빠는 나를 무시하는듯한 말투로 말해서 (우리 엄마에게도 그런 말투로 말을 하니 나에게만 그런 건 아닌 듯) 나는 아직도 아빠를 어려워한다.

고슴도치도 자기 자식은 이쁘다고 한다는데 나는 아버지의 막말에 상처를 많이 받고 눈이 빨개지도록 울었다. 아버지 때문에 가출을 했던 적도 있다. 경상도 남자의 특징인 건지 아빠의 말투가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아빠같이 무시하는 말투로 말을 하는 남자는 절대 안 만나겠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유독 아빠 앞에서 뭘 하게 되면 긴장이 된다.


그다음, 남편에게 받은 상처이다.

난임 부부로 시험관 시술을 4번이나 시도하고 유산을 두 번이나 해서 이미 몸과 마음이 많이 망가진 상태이다.

부부가 서로 의지하고 힘을 줘야 하는데 우리 남편도 속상했는지 “다른 아내들은 시험관 시술 한 번만에 성공하고 잘만 임신하는데 너는 아이도 못 가지고 살림도 못하고 쓸데가 없다.”라는 폭탄발언을 하였다. 나니까 큰 싸움이 안 난 거지 다른 아내였으면 이혼하네 마네 했을 상황이다.

내가 이 말을 다른 사람에게 하면 다들 “그걸 참고 있었어요? 남편에게 한마디 하세요. 너 때문에 안 생기는 거라고.”라는 반응을 보인다.

두고 봐라. 내가 책에 이런 내용을 다 써서 남편이 잘못을 반성하게 할 것이다. 앞에서 절대 뭐라 하지 않는다.

가만히 있는 사람 건드리면 무섭다는 걸 보여줄 것이다.

그래도 본인이 좀 미안한 마음은 있는지 요즘 청소나 요리는 남편이 하고 있다. 명품백도 여러 개 사주고.

근데 나는 이런 선물을 사주는 것보다 말을 다정하고 이쁘게 해 주고 이해해 주는 남편이 훨씬 좋다.



세상 사람들에게.

그래, 나 다른 여자처럼 아기 못 갖는다.

근데 내가 애 가지려고 노력하는데 돈을 보태준 적이 있니?  도와준 적이 있니? 도와주지 않을 거면 그냥 조용히 있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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