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모닝의 어려움
<나에게 꿈인 미라클모닝>
우리 엄마는 항상 11시도 안 되어 잠이 드셔서 그런지 새벽 5~6시에 일어나서 아빠의 아침을 차려주시고 도시락도 싸주셨다. 사내 식당보다는 엄마의 도시락을 선호하셨던 아빠 때문에 엄마가 새벽부터 분주하셨다. 그래서 나는 항상 엄마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새벽에 일어나서 남편의 아침을 챙겨주는 부지런한 아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결혼한 지 1년도 안 된 신혼이었을 때, 출근하는 남편의 아침을 차려주기 위해 새벽 6시 즈음에 일어났다. 남편은 대전으로 이사 오기 전까지는 교대 근무를 하던 사람이라 아침 일찍 출근하는 날 아니면 새벽 6시에 일어나는 일이 손에 꼽았다. 물론 주말에는 늦잠 자고 싶은데 새벽에 일어나기가 힘들어 건너뛸 때도 있었다.
확실히 새벽 6시에 일어나니 나만의 시간이 길어져서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었다.
지금 살고 있는 대전은 버스도 자주 있는 편이고, 무엇보다도 지하철이 있어서 나 같은 장롱면허 뚜벅이들은 어딜 가더라도 편하다.
하지만, 신혼 때 살았던 울산 강동은 지하철은커녕 버스도 30분에 한 대씩 오는 외진 곳이라 차가 없으면 외출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자연스럽게 일찍 일어나는 날이면 취업공부하고, 이력서 쓰고, ebs 영어방송 들으며 재미없는 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4년 전, 대전에 이사 온 이후로 나의 일상은 바뀌게 되었다.
새벽 6시에 일어나는 건 진작에 포기하게 되었고, 7시나 7시 30분에 일어나서 신랑이 출근하면 잘 다녀오라는 인사만 하고 다시 잠에 든다. 눈을 떠보면 아침 8시 30분. 대전에 와서 잠만 늘었다. 이런 내가 유일하게 새벽에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첫 번째, 작년에 2개월 정도 참여했던 514 챌린지 때문에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난 적이 있다. 챌린지 시작하기 전에 전날 밤에 못했던 설거지를 하거나 세수를 하고 책을 조금 읽었다. 그때 느꼈던 것은 아침 일찍 일어나니 하루가 길긴 길다. 미라클 모닝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은데.. 였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두 번째, 회사 생활을 시작했을 때, 통근버스 시간이 7시 10분이라 나는 6시에 일어나서 씻고 화장하고 출근 준비를 했다. 출근 준비하기도 빠듯해서 아침은 대부분 건너뛰었고 아침잠이 많은 내가 그래도 지각 없이 무사히 출근을 하였다. 그래서 남편은 이런 나를 보면서 많이 신기해했다.
마지막, 장거리 여행 갈 때이다. 놀러 가는 날은 전날부터 설렌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여행 계획이 잡히면 새벽에 일찍 눈이 떠진다. 그렇게 남편이 깨워도 못 일어나던 내가 어디 간다고 하면 안 깨워도 벌떡 일어난다.
봄이 되면 다시 오전 6시에 일어나는 미라클 모닝(새벽 기상이 습관이신 분들에게는 6시도 일찍 일어나는 게 아니겠지만)을 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