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도 예뻐해 주기
남에게는 관대하고 여유로운 편인데 나에게는 까다롭고 까탈스럽고 엄격하다. 다른 사람에게는 칭찬도 하고 장점을 잘 찾는다. 정작 나에게는 칭찬해 주거나 잘한다고 장점을 찾아준 적이 거의 없다. 감마칭일기를 쓰고 있어서 칭찬을 하긴 하는데 억지로 쥐어짜서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나를 예쁘게 여기지 않고 못한다고 하니 자신감과 자존감이 낮았다. 어렸을 때 부모님에게 칭찬을 받지 않고 자란 영향도 있을 테다.
부모님은 남동생을 편애하셨고, 똑같이 잘못해도 누나라는 이유만으로 나를 조금 더 혼내셨다. 밖에서는 칭찬받아도 부모님에게 칭찬을 받지 못하니 더 의기소침했다. 동생도 나를 무시하는 거 같고. 그래서 더 나에게 엄격했던 거 같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 졸업요건으로 논문을 쓰기 싫으면 토익을 800점 이상 받아야 했다. 다른 동기들은 토익 시험 치기가 싫어서 논문으로 대체했지만 난 논문 쓰는 게 싫어 토익을 공부했다. 그 결과 890점으로 졸업요건을 충족했다. 조교에게 토익 성적표를 제출하는데 깜짝 놀란 표정으로 “헉 토익 890을 받았어요? 어떻게 하신 거예요? 대단하네요.”라는 칭찬받았다. 과에서는 나름 영어 잘하는 사람으로 부러움의 대상이었지만 정작 나 자신에게는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널리고 널렸는데 고작 890점 가지고 그러냐, 토익은 조금만 마음잡고 공부하면 800은 나올 텐데... 공부 안 해서 그렇지.’라는 거만한 생각을 했다. 토익 800넘는게 대단한 거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최근에는 사람들이 “글을 잘 읽히게 잘 쓰세요. 책 읽어봤는데 잘 읽히게 쓰셔서 좋았어요.”라는 칭찬을 해주시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 ‘난 왜 이렇게 글을 못 쓰는 걸까, 다른 작가들은 잘 쓰시는데.. 어떻게 몇 년을 매일 글 써도 제자리걸음이냐.’라며 자책한다.
다른 사람을 칭찬하고 너그럽게 보듯이 나 자신에게도 칭찬 많이 하고 예뻐해 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