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서-
시원하게 내리는 비 덕분에 오랜만에 창을 열고 환기를 했다.
코끝에 전해오는 짭조름한 비 냄새.
곧 그 여름이 올 거라는 암시같이 느껴진다.
춤을 추는 꿈을 꾼다.
비록 이 몸은 한껏 지구에 당겨진 터라 공기 같은 댄서가 되긴 이 생애에 글렀지만,
그릴 줄 아는 재주를 가졌으니 그림 속 인물들은 맘껏 춤을 추게 할 수 있다.
어쩐지 쨍하고 맑은 날 추는 춤보다 빗속에서 추는 춤이 훨씬 극적으로 보인다.
아마 딛는 곳마다 물방울이 출렁대고, 그러므로 세상은 더 일렁거릴 테니까-
그 모습이 춤을 추는 이의 마음과 훨씬 더 잘 어울리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