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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플러 Miyoung Nov 15. 2023

퇴고


2주만에 끝낼수 있다.

직면. 직면. 직면. 내가 글을 못쓰고 있는 건 아마도 감성의 영역이 고요한 상태에 있지 않아서 일 수 있다. 매일 특정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과거와 다른 일들이 일어나는 건 분명 변화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일을 잘 살펴 볼 틈도 없이 하루가 흘러가는 느낌은 그리 상쾌하지는 않다. 의도하지 않았던 일이 일어났을 때, 그 일이 내 삶에 끼치는 영향을 생각해보곤 한다. 예를들면 오늘 나에게 일어난 일은 의도치 않게 일어났다. 두 달 전만해도 아무런 생각없었던 영역이므로 지금의 나로서는 크게 당황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이 변화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될일은 된다>의 마이클 싱어에 의하면 그는 다가오는 우연과 같은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여도 인생은 결과적으로 잘 흘러 갔다고 한다. 의도하지 않은 일들 투성이었으나, 다가오는 삶에 저항하기보다는 결국은 항복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번에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에 대해 내가 갖아야할 태도가 마이클 싱어와 같을까 를 고민해 보았다. 아, 고민했다기 보다는 생각을 좀 깊이 해 보았다. 결론은 이리 저리 현재 나의 상황과 나를 바라본 후 나또한 결국 그처럼 어쩔수 없이 일어난 상황을 감사히 받아들이겠다는 다짐을 한다. 나는 그저 감사한 마음을 기저에 깔고 받아들이고 싶었다. 그렇게라도 나 자신을 합리화하고 싶었나보다.


하려는 일은 요리조리 나를 피해가거나, 강력한 벽을 내 앞에 치기도 하건만, 생각지도 않은 일들은 내 앞에 바다처럼 펼쳐지고 있는 형상이다. 나는 그 둘의 모순을 바라보며 혀를 끌끌 차기도 했다. 사람들이 말하는 운명의 장난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일까.


나의 의지로 모든 일이 이루어지던 시대는 이제 더 이상 나에게 존재하지 않는 걸까. 내가 원하는 일은 이루어지지 않고 내가 마음을 두지 않은 일이 펼쳐지는 삶… 가만히 이 두 영역을 살펴본다…. 그렇다. 이 즈음에서 집착이라는 마음의 상태를 살펴보게된다. 집착은 언제 생겼을까? 아마 30대 중반부터가 아니었을까. 나는 그때부터 나도 모르는 집착을 하기 시작했다. 집착을 의지로 착각하기 시작했던 시기이다. 그때부터 쭈욱 나는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내가 그렇게 집착하는 삶을 살았던 이유는 여러가지었다. 지금 언뜻 기억이 나는 것이 벌써 세네가지는 된다. 나는 관계에 집착했었고, 내 몸의 상태에 집착했었고, 당시 나의 목표에 끝없이 집착이 했었다. 나이가 들면 머리가 굳는다는 말이 나의 경우에도 해당하는 듯하다. 딱딱해진 내 머리, 나는 온갖 신념으로 가득차서 파이어월을 매우 국건하게 닫아 놓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지금 내가 집착하고 있는 퇴고… 집착하고 있으나 직면하지 않는 영역. 오늘도 집착만하다 하루가 저물었다. 생각은 내 안의 꼬리를 덥석 물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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