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매일 찬바람을 맞으며 새벽수련에 참가하고 있다. 새벽이라고 해봐야 6시이다. 이전에 4시에 일어났던 때를 생각하면 이 시각은 그리 새벽도 아니고, 과거엔 이미 활발한 활동을 하고도 남은 시각이다. 여기서 말하는 활발한 활동이라 함은 육체적인 활동이라기 보다는 정신적인 활동이겠다. 생각을 하고 글을쓰고 하루를 계획하고 인생을 계획하고… 새벽 시각과 새벽 시간은 지금까지 그런 의미였다. 그러나 얼마전부터 그 새벽시간이 점점더 뒤로 미뤄지더니 6시에 일어나는 것 조차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시차가 달라지는 출장을 다녀오면 다시 원래의 시각으로 회복되기가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다. 이때부터였다. 나를 채찍질하기보다는 나에게 관대해 지기 시작한 시점이. 일어날 시각에 잠을 자고 있는 내 모습이 오히려 편해 보였다. 근 일년을 이렇게 지내다보니(가끔 예전처럼 새벽 4시에 일어난 적도 있다) 이제는 6시가 새벽이 되었다. 나의 새벽 6시는 이렇게 탄생되었다.
6시에 일어나 양치를하고 고양이 세수를 하고 주섬주섬 옷을 걸치고 나간다. 아직 정신이 맑지 않은 상태다. 부은 눈과 얼굴도 주섬 주섬 챙겨 현관문을 여는 순간 찬바람이 부서지는 파도처럼 순간 얼굴에서 부서지곤 다른 곳으로 사라지곤 한다. 잠시 눈물이 핑 돌기도 한다.
바깥세상으로 나와 한걸음 한걸음 발을 땅에 디디며 밤사이 침대 위에 가지런히 놓여 지면을 이탈했던 발의 촉감을 느끼고는 한다. 차가운 공기를 피해 외투 주머니에 손을 넣고 오늘 하루도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한 생각에 시선은 공중 어디엔가를 이러저리 살펴보나 마음의 눈으로는 컴컴한 내 안을 바라보고 바라보게 된다.
매일 6시 10분이나 20분 경에 버스에 몸을 싣는다. 그런데 이 새벽시간에 왜 이리 사람들이 많은걸까. 일터로 가는 블루칼라 일용직 남자분들이 버스에 연필 한 통 숫자만큼 가득하다. 물론 사무직에서 일하는 화이트 컬라 일용직? 아니 계약직의 일을 가진 사람들, 운좋아서 사내 핵심 멤버가 되어 무기한 계약을 한 풀타입 잡퍼도 있을 법하다.
새벽수련으로 가는 길은 사람다다 다른 감성으로 다가 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