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수련장으로 나가 오후가 되어서야 돌어왔다. 오늘만이 아니라 연이어 며칠이 계속 그런식이다. 새벽 수련을 한지도 한 달이 넘었다. 이 모든 일 들이 순식간에 일어났는데, 내 의지 플러스 타인의 의지로 이루어진 경우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결정은 내가 한 것이므로 내 의지라고 해야 맞겠다.
잠이 다 깨지 않은 새벽부터 머리쓰는 일을 하니 몸이 나도 모르게 긴장상태에 있었는지 어제부터는 어깨와 등이 뻐근해지기 시작했다. 오후가 되면 에너지가 완전히 고갈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아마도 익숙지 않은 상황을 연속으로 해내는 결과이겠다.
왜 이러고 있지? 라는 생각을 잠시 하다가도, 익숙지 않다는 건 내가 아직 배울 것이 많다는 의미로 느껴진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는 이 익숙지 않은 상황을 익숙하게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도 한다. 하나씩 허들을 넘는 과정 중 하나로 생각한다. 이런 생각까지 이르니, 그 상황이 주어진 게 감사하고 오히려 더 정성을 쏟아 잘 해봐야 겠다는 걸 알아차린다. 그렇다면 어떻게 더 정성을 가지고 해야할까.
“작은 일도 위대하게 하라”라는 말이 있다. 말인 즉슨 하찮게 여겨지거나,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이라도 마치 큰 일을 해내는 것처럼 하라는 것이겠다.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해 온 마음으로 하라는 말이겠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었다. 피곤하고 잠이 덜 깬 새벽 시간일지라도, 내가 할 일이 맞는지 의문을 들지라도, 일단 내가 해야하는 상황이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정성스럽게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작고 어쩌면 누구도 관심같지 않는 일이라도 기분좋게 정성껏 더 마음을 다해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인내심이 부족했던 내가 그나마 이 정도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그림그리기와 매일 글쓰기와 운동 등 무언가를 하는 것이었다. 과거에는 스프린트 선수처럼 한 번에 온 에너지를 모두 소비하고 결과물을 보고는 그만이었다면 이제는 덕분에 조금씩 실천 해나가는 힘이 생긴듯하다.
내일도 새벽수련과 새벽부터 매일 해야할 일이 있다. 정성을 다하는 하루를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