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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플러 Miyoung Nov 22. 2023

느낌

하루를 가슴으로 살고 있는지 생각할 때가 있다. 몇년 전 정리된 생각과 계획된 순간보다 느낌이 중요한 순간이 있다는 걸 알았다. 과학적이지도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은 듯한 느낌은 보이지 않고, 명확하지 않다고 여겼다. 두리뭉실하고 추상적인 세계이며 어쩌나 발을 들여놓으면 어서 멈추고 발길을 슬며시 돌리곤 했었다. 


보이지 않는 느낌의 중요성을 알게 된 후 나는 바라보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느낌을 바라본다는 말은 느낌 속으로 빠져 든다는 말도 아니고, 느낌에서 멀리 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느낌을 알아차리고 인정하고, 그 순간 조금 멀리 떨어져 지긋이 지켜본다는 말이겠다. 여기서 관건은 어느 곳에 중요성을 두느냐에 대한 점이다. 나에게 있어 그 중요성은 때 마다 다르다. 어떤 경우는 알아차리는 것에, 다른 경우에는 지긋이 지켜보는 것에 중요성을 둔다. 또 어떤 경우는 느낌 그 자체에 있다. 이번의 경우에는 느낌 그 자체를 인정하는 것에 관한 점이다. 때마다 반복되는 느낌을 알아차리고, 의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유행하는 언어가 주는 오해가 있지만 장점도 많다.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이 언제부터인가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한 사람이 상대가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조정하는 경우가 일어나는데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이러한 관계에서 가스라이팅이 일어난다고 본다. 잠깐의 조정이 아니라 지속성이 수반된다. 보통 여러 날부터 여러 해를 거쳐 일어나는 일일듯 하다. 그때 가스라이팅을 받지 않기위해 할 일이 알아차리고, 그 과정을 면밀히 관찰하는 일이 아닐까. 경우에 따라 그 알아차림이 가스라이팅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니 바라보고 느끼는 걸 계속해야겠다. 


이런 이야기를 주제로 꺼낸 이유는 최근 내가 겪고 있는 환경적인 상황들이 매우 의아해서이다. 어쩌다의 경우는 우리의 삶에서 분명 자주 일어나는 일이기는 하다. 어쩌다가 재미있고, 밝고 긍정적이고, 가벼우면 좋겠지만, 그렇지않고 계속해서 의문이 든다면 느낄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그러하다. 매일 꿈을 꾸는 듯하다. 어떠한 판단이나 계획을 뒤로 하고 오로지 지금 주어진 상황에 집중하고 경험하고 있는 중이었다. 사람인지라 스멀스멀 올라오는 감정도 알아차리고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그러나 느낌은 있었다. 뭔가 바껴야하겠다. 이대로 계속 이어가는 건 내 영혼에 좋은 결과를 주지는 않을 것임이 확실하다. 가슴으로 느끼는 그 감정이 진실이기 때문이다. 상황을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려 애쓰는 일은 나를 존중하지 않는 것임을 이제는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내가 하고자하는 미소 수행과 연결해서 어떻게 이 상황을 지혜롭게 해쳐나갈 수 있을까. 순간의 욕망을 가슴이 시키는 일임을 오해할 수도 있다. 잘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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