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튀김을 잘하는 곳이 근처에 있습니다. 2만원에 큰 새우가 6개인지 7개인지 나오는 것 같아요. 그 새우튀김으로 상담을 하고 싶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저녁에만 하네요. 아자까야이거든요. 점심시간에 만남을 가지니 그곳으로 갈 수 없었죠. 그래서 근처에 다른 곳을 찾았습니다. 신세계 백화점 안에 있더군요. 예전에 살던 동네에 다시 가는 기분은 흥미롭기도 노스텔러직 하기도 해요. 자취와 발자국이 남아 있는 곳이니까요.
첫 번째 상담자는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던 분이에요. 대단한 열정가이시고 삶을 즐길 줄 아는 분이죠. 배울점이 많아요. 어떻게 지냈는지 근황을 이야기하며 새우튀김을 먹었어요. 웅성거리는 주변 소음에도 집중할 수 있었던 건 흥미로운 주제 때문이겠죠. 바로 살아가는이야기에요. 잘 살고 있는 듯 하더군요. 건강을 챙기며, 열정적으로요. 혼자 뭐든 열심히 하는 분이니까요.
혼자 무얼하든 열심이고, 리더역활을 하는 분들을 보면 늘 우러러 보게 됩니다. 아마 내가 되고싶은 상이라 그런 것 같아요. “혼자서도 잘 해요.”가 “혼자서도 잘 살아요.”로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죠. 하여간 이런 분들의 특징은 자기 주도적으로 하는 일을 즐긴다는 것이에요. 꼭 누구와 같이 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그냥 하는 사람들. 어쩌면 자존감이 높은 분들이 아닐까해요. 함께 이야기하면서 서로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두 번째 상담자는 만난지 얼마되지 않은 분이에요. 커뮤너티 행사에서 뵌 분이죠. 나와는 전혀 다른 분야에 있는 분들과의 만남을 좋아합니다. 다른 세상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사실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게되죠. 깊은 지식과 경험이 없을 뿐, 우리는 이미 정보의 홍수에서 살얼음같은 얇은 지식 정도는 가지고 있게 마련이니까요.
스타트업에 관한 이야기면 개발자 커뮤너티에 관한 이야기며, 2.0, 3.0에 관한 이야기며... 아하하 숫자로 가니 점점더 흥미로워지더군요. 아무튼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이야기를 하면서 주제가 광범위 해집니다. 한국과 미국, 유럽과 세상 등등. 이야기는 여기서 저기로 저기서 거기로 거기에서 다시 여기로 넘나들고 있었어요. 그리고 관계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역시 사람은 관계를 벗어날 수 가 없네요. 또 다시 느꼈어요. 우리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존재. 정답을 찾고 싶으나 정답은 없는 주제.
그걸 깨닫고는 우리는 실소를 했죠. 나의 입장의 관계가 창작의 원천이라고 생각됩니다. 나와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감정, 사건들 말이죠. 수많은 글과 그림, 음악과 영화. 예술에서 사람이 없고, 관계가 없다면 가능 할까요?
인간은 어쩔 수 없는 예술적인 존재인 것이죠. 이야기 도중 풀리지 않는 실타래를 돌리고 있는 우리 자신을 바라보면 헛웃음을 지었답니다. 아주 인간적인 웃음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