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코칭 100. 평안한 일요일인 것 같으나

by 벨플러 Miyoung

미래에 먼저 가는 일을 자주 한다. 평안한 일요일이나 손이 바쁘다. 열심히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는 이유이다. 학생 때는 시험전날 청소를 했다.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가 하늘을 치솟고 있을 때 하는 행위이다. 처음에 평소에 하지 않던 청소를 하는 나 자신이 의아했다. 정리를 하면서 잃어버렸던 샤프도 찾고, 돈도 찾아 찾았다. 그때의 짜릿함이란! 먼지 속에서 다이아몬드를 찾은 느낌이랄까. 사실 그런 짜릿함 때문에 청소를 하는 건 아니었다. 다음날 있을 시험이 걱정되었다. 걱정을 하지 말고 그 시간에 시험공부를 하면 될 것을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회피하고 있는 격이다. 지금 내가 하는 것과 같다. 평안한 일요일이다. 겉으로는 매우 평안해 보인다. 날씨도 좋다. 스트레스가 쌓일 리가 없다. 할 일이 산더미라는 것 외에는...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퇴고이다. 마지막 책의 퇴고를 하지 못하고 있다. 말로만 퇴고를 한다고 한 것이 벌써 일 년이 다 되어간다. 바꿔야 할 것이 많아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그렇다면 걱정을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원고를 열고 고치면 될 것 아닌가. 아주 간단한 일을 어찌하여 일 년간 하지 않고 있는 걸까.


부담감 때문이다.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 못할지도 모른다는 부담감. 내 글이 부족해서 계약이 안될지도 모른다는 부담감. 더 나은 글을 쓰지 못한다는 자책감 등등. 그중 마지막 이유가 가장 크다. 내 글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서이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말들의 나열에서 깊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아무 말이나 하는 듯한 내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독자에게 이득이 되어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하는 글 같아서 안타깝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시간은 가고 퇴고는 손도 못 대고 있다. 이대로 또 하루를, 한주를 한 달을 보내야 할까. 말 그대로 나는 할 일이 태산이다. 글만 있는 삶이 아니다. 일도 해야 하고, 신상정리도 해야 한다. 청소를 해야 하고 앞으로의 여러 계획을 실행해야 한다. 그런 일들이 퇴고라는 한 단계를 넘지 못해하지 않고 있다. 나는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한 사람이다.


언제까지 회피할 수는 없다. SNS에 퇴고를 6월 말까지 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말 창피하다. 만천하에 공개까지 하면서 퇴고를 하려는 내가 바보 같다. 그냥 하면 될 것을... 생각의 힘이 부족하다고 은연중에 계속 나를 다그친다. 그냥 하자 제발!


물 위에 떠다니는 평온한 백조에 관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발을 열심히 젖고 있는 백조라.... 사실 백조는 물질을 그렇게 정신없이 하지 않는다. 백조는 그냥 물 위에 떠있을 수 있고, 앞으로 가기 위해서도 물질을 그리 많이 할 필요도 없다. 잘못된 정보이나 아무튼 어떤 의미인지는 알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겠다.


중요한 건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기, 전진하기 위해 실제로 하기 쯤으로 이해하겠다. 조만간 퇴고를 마친 소식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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