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벨플러 Miyoung Sep 15. 2023

@NOSTRESSBURGER

1년 전 쯔음인가, 처음 오픈했을 때부터 알았다. 맛집이 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걸. 내 눈은 정확했다. 오픈하고 테스트를 해보니, 심플하나 진한 맛이 배어 나온다. 종종 이용하게 될 듯했다. NOSTRESSBURGER. 노스트라다무스 인가? 자세히 보니 노스트레스버거, 그러니까 노 스트레스 버거였다. 1999년에 지구 종말을 예언했던 노스트라다무스 님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스트레스 없는 햄버거 집이라는 이야기. 이 집 버거를 정말 스트레스 없이 먹을 수 있을까. 버거는 말 그래도 내 입맛에는 참 맛있었다. 소고기 패티가 가장자리는 바삭하게 안쪽은 촉촉하게 익었다. 짠맛도 적당하고 프렌치프라이는 주문하면 바로 튀겨주므로 바삭하고 신선하다. 


햄버거집의 맛을 평가할 때, 내가 주문하는 메뉴는 한결같다. 치즈버거와 프렌치프라이, 콜라. 치즈버거는 치즈와 고기, 그리고 번과의 조화가 중요하다. 보통 사람들은 맛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내 생각엔 어떤 음식의 맛은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라 본다. 이 말은, 짠맛, 단맛, 감칠맛 등의 맛 그 자체보다는 주변 재료와의 조화가 최종적인 맛을 결정한다는 이야기이다. 햄버거의 경우에는 고기 패티의 맛도 중요하겠지만, 번이 얼마나 촉촉하고 부드러운지에 따라 맛이 달라지고, 그와 함께 먹는 프렌치프라이가 어떤 굵기로 어떻게 튀겨졌는지, 그리고 프렌치프라이를 찍어먹는 소스는 어떠한지 같은 것이다.


프렌치프라이에 대해 말이 나와 이야기를 좀 하자면, 보통 케첩을 찍어먹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프렌치프라이의 고향인 유럽에서는 먹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 바로 마요네즈를 찍어 먹는 것이 그렇다. 참 의외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국인으로서는 느끼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겠다. 그런데 맛을 보면 다르다. 오히려 마요네즈의 상큼한 맛 덕분에 프라이의 튀김맛이 살아난다고 해야 할까. 마요네즈 소스를 식용유, 달걀, 레몬이나 식초, 소금으로 핸드메이드 즉 즉석에서 정성스레 만든 소스라면 더더욱 그렇다. 또 영국에서는 식초를 뿌려 먹기도 한다. 캐나다에서는 프라이에 치즈와 그레이비소스를 뿌려먹는 푸틴이라는 음식도 유명하다.


노스레스버거도 이런 글로벌할 니즈를 잘 알고 있는지, 마요네즈 소스를 부탁했더니 흔쾌히 내어 주었다. 해방촌 일대에 외국인들이 많이 주거해 아마도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잘 아는 듯해 보였다.


맛집이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된다. 여러 가지 요소가 있겠지만 나의 생각으로는 결국 음식 본연의 맛을 잘 알고, 또 그 음식의 맛을 어떻게 표현하는 가에 대한 해석이라고 본다. 이 버거집도 컨셉이 아메리칸 버거집인 듯, 인테리어가 매우 미국스럽다. 별 장식이 없이 심플한 가게 내외부 디자인과 색감. 그런 컨셉에 어울리는 버거의 심플하면서 깊이가 있는 맛. 게다가 스트레스 없이 먹을 수 있는 버거라니! 이 집 버거를 먹으면 살찌지 않는다는 이야기일까?! 일단은 한번 믿어보고 먹어볼 듯하다!

작가의 이전글 인생 네 컷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