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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플러 Miyoung Sep 24. 2023

일요일

일요일이라니... 시간이 물처럼 흐른다. 장애물은 없다. 그냥 세어버리고, 흘러가고 사라져버린다... 세상에 뭐 하나 한 것 없어보인다... 공허한 마음은 갖고싶지 않은데.

영화 속 억만장자가 돈으로 젊음을 사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해가 되지 않았던 그의 마음이 백번 이해가 된다. 아... 난 정말 이렇게 시간을 흘려보내고 싶지 않다. 절박함이 있었겠다. 그에게도, 많은 사람들에게도.. 나의 모습에서 절망은 보이나 절박함은 보이지 않다던 그의 말이 맞다. 절실하다면 축쳐진 채로 있을 수 없다. 겪어본 바로 그의 말이 맞다.

치열하게 살고싶다고 말을 했을 때 그 사림이 말했다. 자신을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그는 과거의 트라우마로 힘들어했다. 모든 걸 버리라고 했다. 그의 말이 맞을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나 그러고 싶지 않았다. 리스크가 있었다. 리스크를 감당하는 것이 어쩌면 더 나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모든 걸 버리지 않은 것이 나았다. 적어도 나에게는.

모든 걸 부정하는 삶이 과연 맞을까?

존경받는? 사회적인 위치에 있는 그의 조언이야 말로 100% 수긍해야할 말같았다. 지나고 보니 그도 그저 연약한 한 인간일 뿐이었다. 그의 생각이 모두 맞지 않았다. 오히려 어떤 형식을 따라 해답을 내놓으려는 태도?가 진심으로 현명해 보이지 않았다. 내 직관을 따르길 너무도 잘했다는 생각이다.


귀가 얇아 사람들의 말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줄 알았는데, 그러면서도 나의 중심이 늘 있었나보다. 누구에게는 그런 모습이 답답해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모든 걸 타인의 말대로 할 수 없는 게 우리의 삶이다. 각자의 생각대로 사는 것. 타인의 말은 참고하며 취할 건 취하고 흘려보낼 건 보내기.


사람들의 말에서 상처를 입는 나를 바라볼 수도 있으나 잠시 그러다 그냥 흘려보낼 것. 흘려보내기를 계속 실천하는 건 참 재미있는 놀이로 보인다. 받고 흘려보내기, 그러다 한번은 저 밑 어딘가에 있는 분노가 터져나올지도 모른다. 그럴 땐 또 그렇게 보내기로..


절박함이 없는 거다. 감정에 휘말린다는 건. 초연해지는 건 내 의지로 동전을 뒤집듯 쉽게 되는 건 아니다. 감정에 휘말리지만 물이 흐르듯 잠시 뒤 초연해지는 것이 좋겠다. 점프를 위해 사용해야할 절박한 에너지를 모을 방법을 모색해 봐야겠다. 벌써 일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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