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 이 글이 닿지 않기를
적어도 어색하지만 않기를.. 이번에도 아니면 그만하련다..
오래간만에 구두를 신어서 인지 걸음걸이가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채로 걸어갔다. 날씨는 화창한 나머지 화장이 내려 녹는 느낌이었다.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수정 화장을 하기 전 "도착하시면 연락 주세요." 전송하고 거울을 꺼내려고 가방에 손을 넣자 메시지 알림이 떴다. "저도 도착해서 앉아있습니다." 놀란 나머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어떤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혹시...? "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틀린 그림 찾기가 아닌 같은 그림 찾기의 시간
나이를 오픈하다 예의상 물어봤던 생일이었는데 둘 다 늦게 신고했다는 공통점으로 어색함의 공기가 한층 걷혔다. 다른 직업이지만 '생명'을 다룬다는 점에서 미래를 바라보는 건 좋지만 오늘도 중요하다는 가치관을 통해 비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시간 체크를 하더니 식당으로 이동하자고 했다. "날 것은 못 드신다고 하셔서 무난한 파스타로 예약했는데 괜찮으실까요? " "네! 날 것만 아니면 괜찮습니다." 식당의 입구에서 경사가 높은 계단을 보고 순간 흠칫했지만 룸으로 예약해둔 그의 센스에 대해 의심은 접었다. 요리를 먹으며 얘기를 할수록 차가운 이미지와 달리 수줍음도 많고 착하다고 흔히 말하는 사람의 표본이란 생각이 들었다. 기분 좋은 설렘을 선사한 그의 에프터를 거절할 이유가 없었고 첫 만남은 그렇게 마무리했다.
불현듯 그의 차에서 내렸을 때 비추던 불빛에서 발견한
'Mercedes - Benz'
'Mercedes - Benz'
똥차들이 지나고 벤츠가 왔음을 알리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