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을' 나이를 의식하는 순간

정기간행물 9

by miyouvely

오늘은 어떤 자음을 사용해 볼까 고민하다 번뜩였다. 분신과도 같은 녀석을 까맣게 잊고 살았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작고 귀여운 매력을 뽐내는가 하면 주인공이 되고 싶은 존재감을 뿜어내는 녀석까지 보물상자를 연느 낌이었다. 쉽사리 꺼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시간을 거슬러 학생 때다. 친구와 지하철 출구로 나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로 이동 중이었다. 길을 거닐 뿐인데 땀이 절로 나는 날씨라 차가운 튜브형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행복한 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 할아버지 한 분이 "어린애도 아니고 그런 걸 먹고 다녀"라고 고함을 지르기 전까지 말이다. 멍하니 친구와 눈빛을 교환했다. 튜브형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안 되는 나이라는 게 있던가, 초코맛이 문제인 걸까. 이후로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을 하면 안 돼라며 다그치는 일이 많아졌다. 법으로 제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80대 할아버지가 복근을 만든 모습을 보며 감탄을 한 적이 있다. 나이가 많은데 왜 저러실까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숫자라는 한계를 규정지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비로소 녀석과 웃으며 꺼내줄 수 있다.




리본 ribbon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변하는 게 아니다. 보다 자기다워지는 것이다.

We did not change as we grew older; we just became more clearly ourselves.

- 린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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