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youvely Sep 07. 2021

2년제 졸업자가 취업 전선에 나서면?

학력 세탁 만이 살길일까?  

우리는 언제부터 서울 4년제 대학교에 입학을 해야 한다라는 게 기본값이 된 것일까.



공부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니다. 남들보다 몇 배로 노력을 해야 원하는 점수가 나올까 말까였다. 머리가 비상했다면 서울 4년제는 문제없었을 테니 말을 아끼겠다. 제목에도 나와있듯이 2년제 졸업자다.. 재수를 하고 싶었으나 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어 고민하다 발견한 2년제는 한줄기의 빛 같았다. 눈에 띄지 않는 학생으로 학교생활을 했다. 이목이 집중되는 걸 부담스러워했던 내게 2학년 여름 180도 바뀌는 사건이 일어난다. 모 대기업 교수님의 추천서를 통해 소수 학생은 특혜를 볼 수 있는 공고가 뜬 것이다. 대학교에 입학이 어려워 대학에 입학하게 된 것이니 취업만이라도 인정받을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던 숨겨왔던 욕망이 불쑥 얼굴을 내밀었다.

@copyright _ miguel bruna



거기 아무도 없나요.


"교수님, 안녕하세요. 게시판에 붙어있는 공고 관련해서 추천서를 받을 수 있을지 해서요.(쭈뼛쭈뼛)" "내 수업 듣는 학생인가? 그쪽 기업에서 소수인원만을 요청한 상태라 써줄 수가 없겠는데?"   "..... 아.. 네..."


사회 물정을 몰랐던 그 당시. 교수님의 마음에 드는 학생들만을 위한 특혜였음에도 그것도 모르고 당돌하게 교수님께 요청했으니 적잖지 않은 당황스러움을 안겨드렸을 수 있겠다. 지원서도 넣지 않았는데 왜 느껴지는지 모를 패배감과 면접을 볼 기회 조차 얻을 수 없음으로 인해 서러움이 물밀듯 찾아왔다.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거지. 악순환의 사이클은 이렇게 시작되는 걸까라며 생각은 부정으로 흘러갔다.


친했던 언니가 혼자 힘으로 대기업에 입사를 한 일을 계기로 발등에 불 떨어졌다. 이러다간 나만 빼고 다 취업하겠는 걸. 독기를 가득 품은 채 자기소개서를 이름 들으면 알만한 대기업이란 이유로 지원했다. 며칠 뒤 서류전형을 통과하여 면접일이 잡혔다. 패기로 면접에 떨지 않고 면접관들이 원하는 답변을 했다. 답변이 마음에 안 들었더라도 정장에 앞머리는 올백을 한 채로 머리망까지 한 유일한 면접자였으니 용모에서 가산점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무슨 일을 하는 지보다 기업의 이름이 필요했기에 부모님에게 취업했다고 했을 때 미소를 지으시는 걸 보니 잘 한 선택인가 보다 정도였다.  예상대로 입사 후 머릿속은 원하는 일도 아니며, 생각지도 못한 업무 강도로 잘못됨을 느끼고 ERROR  메시지가 뇌에 두둥실 떠다녔다. 남의 돈 벌어먹고 살기 힘든 거구 나라며 퇴사를 하고 싶었으나 해야지 하다가 벌써 10년 차 고인물이 되어 이도 저도 못하고 있다.



무한한 답이 도출되는 인생이라 재밌다.


신입 때 조크라며 들어보지 못한 지방 4년제 출신의 선배님께서 2년 제라는 걸 강조하고 싶으셨는지 난 그래도 4년제인데 2년 제라 급여가 적겠다라며 오해할만한 발언을 하시는 걸 들은 적 있다. 부럽네요 라며 가볍게 웃으며 무시했지만 4년 제라는 타이틀이 있었다면 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2년이란 시간 동안 비싼 등록금을 지불하면서 내고 공부를 했음에도 결국 같은 일을 하고 있는 동료, 후배인 그들이란 사실이 위로가 되었다. 학연으로 가끔 뭉쳐 다니는 경우도 왕왕 있지만 사회에서는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부질없는 일로 시간, 감정 낭비하지 말자.   공부머리와 일머리는 다르니까.  


대학교 때에는 원하는 과가 아니면 복수전공을 하면 되지만 회사는 퇴사라는 유일한 방법뿐이니, 일이 맞지 않는다는 신호가 느껴진다면 가차 없이 사표를 던지고 원하는 일을 도전해보는 걸 권유한다. 그대의 꿈을 찾기를 바라며.





이전 03화 N년차에게 찾아온 고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