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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내로 웃게 해주는 오늘의 범인

동거일기 6

by miyouvely

우리 송이가 달라졌어요.

동거일기 3에서 송이의 상태는 눈에 진물이 나고 사진을 지금 봐도 말도 못 하고 얼마나 아플까 싶게

걱정 1호기였다. 내 새끼라고 해도 돼지 코처럼 코평수가 넓고 먹부림을 부리는 걸 보면 되지 거북이로 임명해도 될 비주얼이라 예쁘단 말은 잘 먹을 때 빼고는 안 해줬는데, 그런 우리 송이가 변했다.


동거일기 3


화면 캡처 2025-08-05 220900.png


3주간의 건조사육을 마치고 눈은 언제 아팠냐는 듯 괜찮아졌다.

전 주인이 어항물 관리를 잘못한 것인지 등갑이 초록색 이끼가 있었는데,

그 껍질이 탈락되고 나니 이렇게 예쁜 콘센트릭 거북이로 탈바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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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할 준비를 하시고, 보세요.

이렇게 가까이 가면 도망가기 바쁜데,

웬일로 오늘은 예쁜 내 얼굴 한번 보여드리지 하면서 내어주고

코를 만져도 가만히 있는 예쁜 송이가 되었다.


KakaoTalk_20250803_195315720.jpg copyright_ miyouvely



여기까진 분명 평범한 하루였다.

그랬어야 했다.

어항 환수를 끝내고 깨끗한 큰 어항으로 들어간 지 얼마나 됐을까.

송이가 파닥파닥 나 살려라 첨벙첨벙..


산란기도 지났고 저렇게 파닥거릴 일이 없는데 의아함 반 불안감 반.

설마가 확신으로 되어간 건.

송이의 눈 상태였다.

또 눈 주변이 벌겋게 되어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범인 색출 작전이 시작했다.



우리 어항엔 수컷 두 마리와 초미녀 미미가 있다.

미미와 송이는 장난은 치지만 서로 아주 평화롭게 지낸다.

그래도 혹시라는 게 있으니 지켜보기로 했다.

미미와는 평소와 달리 장난치고 잘 지내니 범인에서 제외.

피부병이 난 것일 수도 있으니 좀 더 지켜보자.





그러던 다음 날

짝꿍에게 딱 걸렸다.


수컷 한 마리가 송이의 눈을 무는 광경을 실시간 목격했다.

요놈 잡았다. 손으로 잡자마자 놔달라고 발버둥을 세차게 치지만 어림없다.

바스락바스락 손톱과 종이가 닿으면서 소리를 내는 게 불만이 가득 찼다.

얄미워서 모른 척했지만 이내 조용해져서 걱정되는 마음에 박스를 쳐다봤더니.

손들고 나 잘못했어요 하는 것처럼 서있는 게 아닌가.



KakaoTalk_20250803_195315720_0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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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건 확대해서 한 컷 더.

그렇지만 귀엽다고 봐줄 수 없지.

넌 오늘 부로 새끼 어항으로 격리를 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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