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0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동거일기 3

범인을 찾아라.

by miyouvely Mar 17. 2025
아래로

하루의 시작과 끝을 같이 해도 하루 종일 바라볼 수 없어서일까. 암컷 눈꺼풀 위에 빨갛게 상처가 생겼다. 수질의 문제 있은가 하고 검사도 해봤지만 좋음이라고 했다. 급한 대로 거북이 전용 안약이 있다고 해서 일주일간 경과를 봤지만 차도는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수컷이 눈을 앙하고 무는 모습을 목격했다.


암컷을 지키려면 격리가 시급했다. 선택한 방법은 건조사육이었다. 리빙박스는 피부손상이 우려되어 큰 종이박스에 넣고 온도유지를 위해 열전구도 설치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저녁에는 수조에 다시 넣고 먹이를 먹이고 건조사육으로 원위치하다 보니 회복속도가 더뎠다. 진물이 나고 피가 나는 모에 눈물이 핑 돌았다. 후시딘을 발라도 된다는 조언을 듣고 파닥이는 몸짓이 진정되고 눈 쪽에 호오 바람을 불자 눈을 깜빡이는 찰나를 놓치지 않았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만지려고만 하면 머리를 숨기거나 날 선 손톱으로 벅벅 탈출을 시도하는 녀석이 몸은 늘어뜨린 채로 아픈 눈 감은채 꿈뻑꿈뻑하고 있다. 을 끄고 멀리서 잘 쉬고 있는지 바라보는 것밖에 할 수 없다니 속상했다. 시간이 지나서 지금은 많이 회복해서 수조로 넣어줬지만 새로운 격리를 시작했다. 네 마리와 함께하는 동거가 순탄치 않지만 덕분에 행복이 배가되고 책임감이란 무게를 배우고 있다.



생명을 키우는 것을 고민한다면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예쁘다고 키우다 병원비가 많이 든다는 등의 이유로 버려지는 기사를 접하면 마음이 아프다.


작가의 이전글 간택된 너희와 동거 기록 2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