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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youvely Nov 22. 2021

숨 호흡을 가다듬고 보낸 답장

hu-ha 

한 끗차이가 불러온 상황



되도록이면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힐로 발을 밝고도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 얼굴 붉히기 싫은 마음에 혼자 삭히는 편 일정도로 말이다.  바야흐로 일주일 전 여행 기념으로 스냅 예약을 진행하여 촬영을 한 때로 돌아간다. 일기예보와 달리 날씨 요정이 도와주는 덕에 무사히 촬영할 수 있었다. 10장을 받는 조건으로 결제를 했지만, 원본을 받으려면 추가로 비용을 납부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잠시 망설였지만 작가님을 믿고 추가 대금을 결제 후 오후에 원본을 전달해주겠다는 답변을 받고 헤어졌다.



여행 첫날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을 즐겼다. 정신을 차리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메일을 확인했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오후라고 말씀하신 게 저녁을 포함한 단어일까 싶어 기다리다 6시쯤 연락을 했다. "혹시 오늘 원본을 받기 어려울까요?" "죄송합니다. 저녁 촬영이 늦어져서 끝나는 대로 발송드리겠습니다"

답변을 받고 바쁘셨나 보구나 생각은 들었지만 늦을 수 있는 부분을 미리 알려주셨으면 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당일 원본을 요청드린 건 내가 아녔기에, 오후에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중요시했던 것뿐인데 작가님 입장에서는 별난 고객이라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다음 날 아침에 새벽에 보내주신 원본을 확인했다. 동일한 장소에서 삼각대로 찍은 사진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처음 찍어보는 스냅이었기에 어색하고 시간이 짧았다는 점을 감안해서 새로운 경험을 한 비용이라 생각하고 12장을 셀렉하여 색감 수정 요청을  했다. 




copyright _ Brett Jordan




무소식이 희소식인 건가요.


이쯤 되면 예상했을지도 모르겠다. 셀렉한 파일을 보낸 이후 답은 오지 않았다. 성격이 급한 편이다. 할 수 있는 일을 미루는 것을 싫어하는 것에 가까울 정도로. 답장이 없는 것 까지는 수신확인으로 수고스럽지만 감안할 수 있었다. 수정이 한 달이 걸려도 괜찮다. 다만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 궁금증은 나날이 커져갔다. 올 때 되면 되겠지라는 여유를 가지기엔 4일이란 시간이면 충분했고 언제 받아 볼 수 있는지 메일을 보냈다.  출근하던 도중 메일을 확인하다 작가님께 회신 메일을 클릭하고 후회를 했다. 답은 이러했다. 예약사이트에 명시되어 있는 내용으로 촬영일 기준 7-10일 뒤에 보내드립니다. 앞전에 촬영하신 분부터 순차적으로 하고 있기에 기다리면 보정 본 발송 드릴 때 연락을 준다는 내용이었다. 


빨리 처리해주지 않은 것에 기분이 상한 것이 아니다. 촬영한 날에도 스케줄이 바빴다면 내일 원본 발송드려도 될까요라고 했었더라면, 수정본 요청 메일을 보냈을 때에는 확인되었고  평균 10일 정도 걸리나 업무가 밀려있는 상태라고 한마디만 해주었더라면 고객으로 응당 받아야 하는 대우를 받지 못했음에 섭섭했다. 각자 바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이다. 촬영과 사진에 대한 대가는 지불했음에도 기약 없는 기다림을 취해야 하는지 실망스러웠기에 감정이 상한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랐고, 디렉트로 작가님을 섭외하지 못한 경제적인 상황에 탓을 해야 하는지도 생각해보았다. 돈이 많았다면 달랐을까. 자격지심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첫 문단에서도 말했다시피 위 감정을 느꼈음을 전한다면 작가님께서 는 불편드려 죄송하다고 하실 텐데 그것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기에  숨 호흡을 하고 감사하다는 답변과 웃음표시를 넣어 회신을 마무리 맺었다. 

감정 에너지를 낭비할 시간에 자기 계발에 힘을 쏟고 싶었고, 향후에는 이용하지 않기로 가벼운 마음으로 털어낼 수 있었다. 화를 내어 무얼 하나 가끔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욕을 하는 이를 보며 혀를 찼던 나였기에 제삼자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순간이었을까. 




내일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자정이 되면 내일은 매우 깨끗한 상태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매우 완벽한 모습으로 우리 곁으로 와 우리 손으로 들어온다. 내일은 우리가 어제에서 뭔가를 배웠기를 희망한다.  - 존 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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